[충청일보 김규철기자] 2005년 12월 서울 한남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던 아동이 압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담임교사는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다른 보육교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5년 또 다시 우리나라는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를 시작으로 전국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에 관한 뉴스가 경쟁적으로 보도되면서 아동학대에 관한 문제가 전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어린이집은 대부분 맞벌이를 하는 부모가 자녀를 돌볼 수 없을 때 자녀를 일정 시간동안 맡겨 놓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기에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를 담당하는 보육교사들에게 '자식 맡긴 부모는 죄인'이라는 마음으로 머리를 조아리게 된다.하지만 그렇게 맡긴 자식들이 무시당하고, 맞고, 공포에 떨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을 알게 된 이상 그 곳에 다시 아이를 맡기고 싶은 부모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자신의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교사에게 욕이라도 하거나 자녀가 당한 만큼 그대로 해주고 싶은 마음까지 가질 수도 있다.이런 관점에서 보면 교권확립이니, 교사의 명예니 하는 것들은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본보는 지난달 말 청주시내 모 초교병설유치원에서 발생한 아동학대에 관한 사건을 보도했다. 이 기사가 보도된 후 그동안 아동학대는 어린이집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학부모들은 전화를 걸어 "이제 학교도 믿을 수 없다면 어디에 우리 아이를 맡겨야 하느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금은 기성세대가 된 우리는 학창시절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라는 뜻의 '君師父一體'를 배웠다.이는 단순히 아버지나 스승님을 임금을 모시는 것처럼 하라는 뜻도 있겠지만 그 정도로 존경하고 따르라는 말이었을 것이다. 반대로 성군(聖君)은 백성을 내 몸 같이 생각하고 아끼는 만큼 성군이 되라는 뜻도 있었을 것이고 올바른 스승은 제자를 내 자식처럼 가르치라는 뜻도 있었을 것이다.아동학대가 일어난 곳이 어린이집이냐, 유치원이냐 보다는 아동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바른 인성과 사명감을 갖고 아동을 가르치고 있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그렇게 될 때 무너진 교권과 교사에 대한 존경심은 자연스럽게 되살아날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을 위해 가정에서나, 교육현장, 이웃에서도 관심을 갖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바르게 자라날 수 있도록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그 것이 폭력없는 사회, 범죄없는 나라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