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2일 정식 개통하는 KTX 호남고속철도 예매가 지난 주말부터 시작됐다. 유일한 KTX 경부·호남선의 분기역인 오송은 이제 '반쪽 짜리'가 아닌, 명실상부한 X자형 국가철도망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중부권 신수도권 시대로 가는 길이 활짝 열린 셈이다.

현재 2시간이 걸리는 오송~광주송정역 구간이 55분 거리로 가까워졌다. 오송~서울역까지 운행 시간 40분을 더하면, 영화 한 편 보는 시간에 수도권과 호남이 연결됐다. 오송~동대구 1시간 6분, 오송~포항 1시간42분, 오송~부산 1시간 56분 등 전국 주요 도시가 1시간 대다.

오송역은 전국 각지에서의 동시접근성이 가장 좋기 때문에 만남의 장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예전에는 중앙부처와 각 지자체가 협의를 하려면 주로 서울에서 회합을 가져 영호남권의 지자체들은 이동하는 데만 반나절을 허비해야 했다. 오송이라면 오전 9시 회의를 소집해도 늦어도 오전 11시에 도착할 수 있다. 회의를 끝내고 느긋하게 오찬을 즐긴 후 소속 지자체로 돌아가 업무보고를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현재 충북도가 추진 중인 컨벤션센터(다목적 전시관)의 건립은 이미 늦은 감이 있다. 오송컨벤션센터 건립 계획은 지난 2005년 처음 선보였다. 당시 2006년 HITEC박람회를 대비해 부지 매입 등을 추진하다 박람회 계획이 변경되면서 무산됐다. 2007년에는 타당성 연구용역까지 했지만 세계무역센터(WTC) 유치사업에 묻혀 유야무야됐다. 이후 2010년 민선 5기로 접어들면서 다시 국제컨퍼런스시설과 대규모 전시장, 쇼핑몰, 호텔 등을 갖춘 종합컨벤션 센터를 건립하려는 논의가 계속되면서도 재원 조달 문제라는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달 4일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청와대 경제수석 등에게 지역현안을 건의하면서 오송 컨벤션센터 건립도 언급했다. 앞서 대구EXCO는 820억원, 부산BEXCO는 500억원, 고양KINTEX는 737억원, 김대중센터는 434억원 등 국고를 지원받은 사례가 있다. 특별교부세 등을 지원받는 길이 최선이겠지만 지방채 사업이나 민자유치 역시 고려할 만 하다.

도는 오송이 신수도권의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반시설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아직까지 세종시는 컨벤션센터 건립계획이 없지만 장기발전방안에는 포함하고 있다. 또 오송 컨벤션센터는 유동인구를 늘려 서대전역 경유 문제와 같은 논란을 자연스럽게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나아가 청주공항 활성화와 연계해 청주시가 국제회의도시로 지정받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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