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수분섭취·습한 환경으로 인해 발병

▲ 박 성 규 예올한의원 원장 본보 한의학 전문위원

어깨는 오장육부를 감싸는 지붕이며 팔의 근본이다. 지붕으로서의 강인함과 팔을 운동시키는 부드러움이 겸한 곳이다. 여자는 어깨가 약하기 때문에 병이 오기 쉬운 반면 병증이 가벼워 잘 낫는다. 남자는 어깨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병이 쉽게 생기지 않는 반면 한번 병들면 중증이어서 고치기 어렵다.
어깨가 굳으면 항시 무겁고 심하면 목도 굳으며 팔이 저리기도 한다. 여성분들은 어깨가 굳기 쉬운데 대게의 경우 가슴이 막히고 복부도 굳어서 생긴다.
하고자 하는 바가 뜻대로 되지 않아 울화가 쌓였다든가, 스트레스를 자주 받았다든가, 자궁이나 복부를 수술하였거나, 산후조리가 잘못되면 발병하기 쉬운데 대체로 성격이 예민한 사람들에게 잘 생긴다.
병증이 심해지면 위장을 쥐어짜거나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동반하는데 자주 반복되면 위중한 질병으로 변하기 쉽다. 예전에는 시집살이와 자녀양육으로 인한 화병에서 주로 비롯되었으나, 근래는 사회가 복잡해지고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젊은 여성들도 이러한 병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중고생 중에도 발병한다. 가슴에 쌓인 울화나 스트레스를 풀어주면 어깨와 복부가 함께 낫는다.
평소 어깨가 무겁게 짓누르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피로하면 통증을 느끼거나 저리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몸에 습기가 많이 쌓여서 생긴다. 평소 수분섭취를 과다하게 하거나 술을 자주 마시거나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 생활하거나 활동이 부족하면 생기기 쉽다.
몸에 쌓인 습기를 풀어주면 씻은 듯이 낫는다. 어깨가 팔과 함께 저리거나 밤에 잠자리에 들면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기혈이 뭉쳐서 정상적인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뭉친 것을 풀어주면 쉽게 낫는다.
어깨가 굳어서 팔을 들지 못하거나 뒤로 젖히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주로 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오십대에 생기기 때문에 오십견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인체 내부를 자양하는 기운이 부족하여 생긴다. 초기에 기운을 돋우고 기혈이 막힌 곳을 뚫으면 쉽게 치료된다. 시일을 끌면 어깨가 굳어지기 때문에 치료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몇 배나 더 필요하다. 통상 물리치료 등에만 의존하다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등은 상체의 외부를 감싸고 있는 부분으로 차가워지기 쉽다. 따라서 틈나는 대로 따뜻하게 해 주어야 한다. 어깨 죽지가 아프거나 등 한가운데가 아픈 경우가 있는데, 이는 피로가 과중하거나 기력이 부족하여 생긴 것으로 저장한 에너지보다 많이 써 먹어서 발병한다. 방치하면 여러 가지 질병으로 변할 수 있으므로 급히 원기를 돋우어주어야 한다.
척추는 머리와 상체를 지탱하는 기둥이자 신경의 통로이다. 등뼈 주위가 위아래 모두 뻣뻣해지거나 아픈 경우가 있는데, 이는 척추가 굳어서 그러하다. 남자는 주로 과도한 음주와 성생활로 발병하기 쉽고 여자는 주로 화병으로 인하여 발병한다. 방치하면 강직성 척추염이 되거나 전신이 마비되는 증상으로 변할 수 있으므로 급히 치료해야 한다.
척추 한 부분이 은은히 아프면서 당기는 듯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간헐적으로 반복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오장이 힘들어서 생기는 것으로 생활을 개선하고 급히 보해야 한다.
등이 앞으로 굽는 것은 뼛골에 진이 빠져 생기는 것이며, 뒤로 젖혀지는 것은 신장의 기운이 쇠하여 발생하는 것이다. 모두 크게 보하여야만 질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
엉덩이나 꼬리뼈 부분이 아픈 것은 병이 오래되거나 깊은 경우에 발병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출산을 많이 하였거나 산후에 원기를 회복시키지 않았거나 자궁에 손상이 있거나 큰 수술을 하면 발병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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