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지역을 달궜던 동시 조합장 선거가 끝이 나고 새로운 조합장의 임기가 21일부터 시작됐다.
 

이날이 주말인 점을 고려한다면, 23일부터가 공식 업무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새 조합장은 앞으로 4년동안 자신의 조합을 발전시키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게 된다.
 

3·11 선거를 돌아보면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의 조합 선거 역사를 새로 썼다는 데서다.
 

그동안 조합별로 선거를 치르면서 각종 불법 선거가 난무해 왔다. 그로인해 지역별로는 주민간 갈등이 심화되기도 했다.
 

금품 선거는 기본이었고 상대방에 대한 음해성 비방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유달리 인심이 후한 우리네 농촌 꼴이 조합장 선거로 옆집 사람과 멀어지기도 했다.
 

이런 병폐를 바로잡기 위해, 세밀한 감시 속에 한꺼번에 선거를 치르게 됐다.
 

이로인해 그나마 어느정도의 성과는 있었다고 보지만 여전히 은밀한 위반 사항들이 적지않이 적발되기도 했다.
 

결과에 따라 선거를 다시 해야할 조합도 있게 된다. 물론 공직선거에 포함되지는 않아 재판 결과가 길어진다는 장점(?)도 있다.
 

어찌됐든 선거가 마무리됐고 이제부터 조합장들은 조합의 성장과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한 새 계획을 수립해야만 한다.
 

현재 농촌은 그 어느때보다 심각하다. 물밀듯이 밀려오는 수입 농산물과 축산물은 농민들의 판로를 위축시켜 그야말로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다.
 

어촌도 마찬가지다. 어업권역을 침범하는 중국 어선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이미 식탁을 점령한 수입 수산물은 어민들의 설 자리를 빼앗아 버렸다.
 

임업인들은 1년단위 수확이 안되면서 회전기간이 늦어져 경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하게 됐고 산에서의 작업은 위험성이 상존한다.
 

이렇게 각 조합원들이 지금 겪고 있는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로 인해 발생한 주민간 다툼으로 어영부영 시간을 낭비할 틈이 없다.
 

새로 선출된 조합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도 된다. 단지 인기만 올려 당선되면 그뿐이라는 생각을 했다면 당장 버려야 한다.
 

조합 내부뿐만 아니라 각 조합장이 머리를 맞대고 오늘의 농산어촌 당면 문제의 해법을 모색해야만 할 것이다.
 

새로 선출된 조합장이 단지 특권만 누리려한다면 그 사람 때문에 농민과 어민, 임업인들은 자신의 정든 집과 고향을 떠나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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