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중장년을 위한 재취업 프로젝트 '나 출근합니다' 프로를 보다보면 마음이 찡하고 매 편마다 어김없이 눈물을 흘리게 된다.


 베이비붐 세대의 맏형들이 퇴직하면서 사회 이슈로 거론 된지 불과 수년 만에 이제는 65년생인 막내세대까지 은퇴 연령으로 접어들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책을 내 놓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공영방송을 통해 재 취업 프로젝트를 내보내고 있는 것이 그나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무시 할 수 없는 조건이 노동력의 값이다. 물론 연륜과 경륜이 쌓일수록 일에 대한 전문성이 높아지고 일의 성과도 높아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우리의 연가봉적 임금 체계상, 나이가 들면 점점 급여가 올라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고령자의 임금이 경영에 부담이 된다는 경영측의 의견도 무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청년취업도 어려운 형국에 고령자의 재취업 이라니, 이 얼마나 난감한 숙제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장년 취업 프로젝트가 이슈되고 있는 것은 그들의 나이가 생애주기 중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고령화로 인해 양가 부모님이 거의 생존 해 계시고, 그런 부모님을 끝까지 자신의 손으로 보필해야 한다는 생각과 자녀의 교육과 결혼에 대한 책임이 모두 부모에게 있다는 인식은 가장의 경제적 역할에 쐐기가 되고 있다. 나이 쉰을 갓 넘은 직장인이 상담을 요청 해 왔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특별히 전문성을 요구하는 일도 아니고 입사해서 지금까지 내내 달라질게 없는 업무를 맡아 왔는데 요즘 부쩍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 번도 자기계발이라거나, 직무 연수라거나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것도 이제야 후회가 됐지만 너무 늦었다는 자괴감에 아무런 용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는 대뜸 '나 출근합니다'를 일단 시청해보라고 권했다. 실직한 가장의 기분이 돼 현재 직장을 바라보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갖고 있을 때는 그것이 그렇게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들도 다 있는 그렇고 그런 직장, 월급도 많이 안주고 일만 엄청 부려먹는 직장, 출근하면 보기 싫은 동료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무능한 상사가 버티고 있어서 승진도 안 되는 직장, 언제라도 기회만 있으면 이곳을 탈출해서 보란 듯이 전직에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늘 눈이 다른 곳에 있지는 않았는지, 자신을 한 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갖고 있는 직장이 자신에게 얼마나 감사한 조건인지 인식하는 순간 태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이가 많아져서 직장에서 밀려난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경험과 기술의 수치로 나이 들수록 더욱 견고하게 기업에 생산성과 효율성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자부심이 필요하다.


 입사 했을 때의 열정을 이제는 다시 꺼내 써볼 시간이지 않은가. 지금부터 적어도 20년쯤 더 써먹어도 된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열정을 살펴보기 바란다. 지금 출근하고 있는 사람이 내일 출근을 기다리는 사람의 심정이 된다면 '나 출근 합니다'는 직장인을 위한 또 다른 중장년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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