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성 규 예올한의원 원장 본보 한의학 전문위원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건강에 좋다는 것은 무엇이든 인기다. 공중파에서도 수시로 건강 관련된 프로그램을 방영하여 국민들의 관심에 부응하고 있다.

경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잘못된 건강상식이 만연되어 오히려 국민건강을 해치는 것은 바로잡아야겠다.

건강기능식품의 매출이 매년 증가하여 이제 가히 천문학적 판매액을 기록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판매량만 보면, 우리나라는 가히 건강대국이라 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정제·캡슐·분말·과립·액상·환 등의 형태로 제조·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인체의 일부 생리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로 인가를 받은 것이나 이것이 누구나의 생리를 조절하여 건강하게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오래 전 허준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나서 전국의 매실이 동났었다. 드라마에 소개된 매실의 효능이 허구이거나 과장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이 드라마의 내용을 믿은 것이다. 지금도 다양한 매실 상품들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데, 체질과 병증이 맞지 않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된다.

특정 식품이나 성분을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장부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약독이 축적되어 질병을 초래한다. 건강기능식품들이 즉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효능 거의 없거나 미약하기 때문이다. 인삼은 효능이 강하여 체질에 맞지 않으면 부작용이 생기기 쉬운데, 이를 쪄서 만든 홍삼은 약효가 완화되었기에 부작용이 바로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질병을 야기한다.

건강기능식품들이 공중파나 언론매체를 통하여 사람들을 현혹하는 것을 보면 6, 70년대 오일장을 떠돌던 약장수들을 생각나게 한다. 몇 가지 마술이나 차력 등을 보여주고 파는 만병통치약, 지금 건강기능식품들은 예전 오일장에서 벌이던 행태를 보다 고급화하여 대중매체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가장 좋은 건강식품은 전통밥상이다. 밥상에 올라오는 식품들 모두 한약재가 아닌 것이 없다. 물, 밥, 배추, 무, 어류, 육류, 다양한 반찬 심지어 조미료까지 모두 『동의보감』에 등재된 한약재들이다. 이러한 한약재 중에서 성질이 유순하여 평상시 골고루 먹으면 몸을 튼튼하게 하고 정기를 길러줄만한 것들이 밥상에 올라왔다.

체질에 따라 반찬을 가려먹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밥상에 올라오는 것들은 성질이 매우 유순하여 체질적으로 맞지 않더라도 해를 끼치지 않으며 다른 반찬들과 골고루 먹게 되면 오히려 내성이 생기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므로 반찬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김치를 담글 때 성질이 냉한 배추에, 성질이 열한 고추 등을 버무리고 여기에 젓갈류를 덧붙여 숙성시키는 것은 어느 체질이나 먹어도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함이다. 된장찌개에 다양한 재료를 넣는 것도 그러하며 돼지고기에 새우젓을 곁들이는 것도 돼지고기의 냉한 기운을 다스리기 위함이다.

특히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장류는 우리 음식의 백미이다. 단순히 간을 맞추는 것이었다면 소금을 그냥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콩을 삶아서 메주를 만들고 이를 겨우내 숙성하여 담그는 장은 맛도 맛이지만 모든 독을 풀어주는 해독작용을 한다.

현대인은 스트레스나 생활에서 독소를 안고 사는데 다양한 질병과 암의 원인이 된다. 이런 독소를 풀어주는 것이 바로 장류이다.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힘이 되는 것은 가족과 전통밥상이다.

건강할 때는 전통밥상에 의지해 건강을 유지하고 몸에 이상이 생기면 한의사의 진료를 받아 조기에 치료할 일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