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정통'이라는 표현을 지금 10대나 20대들은 알 지 못한다. 본정통은 성안길의 옛 이름이다.
 

일본식 표현을 없애고 우리의 말로 이름을 바꾸자고 충청일보에서 제안해 성안길로 명명하기에 이르렀다.
 

성안길은 충북 청주의 명소로 지역을 대표하는 로드숍(가두매장) 길로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쳤다.
 

누구든 외지에서 청주를 찾았을 때, 한번쯤은 의무적(?)으로 구경시켜주는 길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성안길의 우뚝 선 지위도 사그라들고 있다. 서부권에 대형 백화점과 아웃렛이 들어서면서 상권의 큰 변화가 생긴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구매력있는 고객들이 점차 빠지면서 성안길은 현재 10대와 20대 초반의 젊은이들만 찾는 길이 돼버렸다. 이들은 지갑이 얇다. 주로 아이쇼핑이나 저렴한 물건을 구입하는데 그쳐 예전처럼 매출이 형성되지는 못한다.
 

높은 임대료는 변동이 없고 매출은 줄어들다보니 하나둘씩 빈점포가 늘어만 가고 있다.
 

향토백화점을 표방했던 흥업백화점도 결국은 이를 견디지 못해 매각을 결정하고 말았다. 정말 심각하다는 말밖에는 달리 다르게 이야기할 수가 없는 지경이다.
 

성안길이 살아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청주공항은 요즘 밀려드는 중국 관광객(유커)들로 북적이고 있다. 요우커들은 청주공항을 찾기는 하지만 쇼핑을 하는 데는 인색하다고 한다.
 

성안길이 요우커들이 찾을 수 있도록 방안을 찾는다면 그나마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하나는 구매력 있는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한 길도 찾아야만 한다.
 

눈에 확 띄는 유명 브랜드가 입점해야 하고, 맛집도 필수다.
 

저녁이면 늦게까지 술 자리를 할 수 있는 점포나 거리도 형성돼야 한다.
 

전에는 풍물시장에서 시작해 성안길 포장마차 거리에서 밤 늦은 시간까지 정담을 나누는 시민들이 많았다. 늦은 시간까지 시민들이 오가다 보니 의류점도 손님맞이에 불을 밝혔다.
 

한가지 더 갖춰야할 점은 주차장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성안길을 찾을 수 있는 주차 공간 확보가 서둘러 진행되길 바라본다.
 

서부권이 발달하고 있지만 성안길은 성안길대로 고객들이 올 수 있는 묘안을 내놓아야 한다.
 

다함께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성안길은 반드시 옛 명성을 되찾고 지역을 대표하는 거리로 재탄생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정규 경제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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