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3월 13일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소집한 3월 임시국회가 첫날부터 겉돌고 있다.

의사일정조차 정하지 못했다. 열린우리당과 다른 국회교섭단체들이 한나라당의 단독 소집에 부정적 입장을 보일 때부터 예견했던 일이긴 하지만 참으로 한심한 국회다.

지난 2월 임시국회도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둘러싼 이전투구로 파행 속에 끝났다. 민생관련 법안들은 표류했다. 누굴 위한 국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양당간진흙탕 싸움의 핵심은 사학법 재개정 처리 문제다. 어제 열린 원내부대표 회동에서도 열린우리당은 사학법 처리에 앞서 주택법 등 민생법안의 우선처리를 문서화하자고 요구했고, 한나라당은 사학법 재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처리하자고 맞섰다고 한다.

이달 중 주택법 등 민생법안 처리, 내달 중 사학법 표결처리라는 통합신당모임의 절충안은 열린우리당이 반대한것으로 알려졌다. 대화와 타협이라는, 상생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사학법 재개정 문제는 벌써 1년 이상을 끌어 온 사안이다. 하지만 양당은 그동안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 보다는 서로의 입장만을 고수한 채 상대방 비난에만 열을 올려 왔다.

개방형 이사 추천 주체의 확대 여부를 놓고 종교 사학의 경우 종단에도 추천권을 주자는 한나라당과 이에 반대하는 열린우리당이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당리당략에만 골몰할 뿐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로 일관해 온 것이다.

지금 국회에는 민생 및 경제관련 법안들이 산적해 있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의 골격이 담긴 주택법 개정안, 국민연금법 개정안, 기초노령 연금법안,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법,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를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자본시장 통합법안 등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국회가 공전하면 산적한 민생관련 법안들은 또 다시 표류할 수밖에 없게 된다.

양당은 2월 임시국회 막바지에 국회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막말을 해댔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열린우리당은 사기집단"이라고비난하자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은 조폭집단"이라고 되받았다.조폭집단과 사기집단이 모인 국회에 무얼 바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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