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철 사회1부장

지난달 20일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해도 우리나라의 의료진이나 의술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급격히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대나 추측과 달리 첫 발생 후 1달이 지나면서 메르스 확진자는 무려 172명으로 늘어났고 이중 지역 의료기관보다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대형병원을 찾았던 환자와 보호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돼버렸다.

또한 국민들의 요구와 달리 환자가 발생한 병원명단을 뒤늦게 공개한 보건복지부와 중앙메르스대책본부의 처사는 공분을 사고 있으며 두고 두고 책임소재를 놓고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전국민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을 때 메르스 환자와 밀접 좁촉자로 자가격리 중이던 서울의 한 여성은 지인 15명과 함께 전북의 골프장으로 라운딩을 하러 간 사실이 밝혀졌다.

충북에서도 자가격리자가 답답함을 참지 못해 상당산성에 놀러갔다가 통화 내용을 들은 옆 텐트의 주민이 신고를 했는가 하면 대구의 공무원은 자신이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우나를 다니는 등 전국에서 메르스와 관련된 크고 작은 일들이 이어지고 있어 전국민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일들은 비단 메르스와 관련된 일만은 아니다.

자신의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길에서 만난 시민을 흉기로 해치는가 하면 술을 마시고 도로를 역주행해 다른 차량과 사고를 내기도 한다.
 

운전을 하다가 교차로에 다다랐을 때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무조건 진입하다가 사고를 내는 경우도 종종 접한다.

이처럼 많은 사건과 사고는 대부분 이기적인 생각에서 발생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기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장 14일 간 격리대상자라는 이유로 집에서 나오지 못하는 시민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전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교차로에서도 다른 방향에서 진입하는 차량을 발견했을 때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어 먼저가라고 하고, 쌩쌩 달리는 차들로 인해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지 못하는 어린이나 노인들에게 길을 건너가라고 손짓을 하면 그들 대부분은 인사를 하면서 건너가는 것을 보게 된다.

전 국민을 우리 부모님, 우리 자녀 등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배려는 기본이 될 것이다.

일본에서는 백화점에서나, 지하철에서나, 심지어 작은 건물 출입구에서도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을 발견하면 '하이 도오조'라며 양보를 한다.

이러한 배려가 생활화된다면 우리나라는 더욱 선진화된 나라가 될 것이고 메르스는 예상보다 빨리 종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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