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가 지상으로 불을 훔쳐다 준 이후 불은 우리 일상생활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를 잡았다.
가까이 할 수도 멀리 할 수도 없는 불! 그런 불의 계절이 도래했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대형화재가 각종 메스컴을 장식하고 왜 그렇게도 없는 사람들 주변에 화재는 따라 다니던지, 가끔 인명피해라도 발생하면 더더욱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겨울철 화재.
월동기가 시작되는 11월은 전국 소방관서가 월동기 소방안전대책에따른 각종 활동으로 긴장감이 팽배해진다.
화재에는 너와 내가 따로 없다.
언제 어디에서 불길이 솟구쳐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앗아갈지 모르기 때문에 어릴 때 외우던 구구단처럼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등 숱한 화재예방 표어들의 홍수 속에서 살아온 우리들이건만 화재는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화재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급변하는 사회의 병폐로 인해 방화가 급증하는 추세에서 방화를 제외한 나머지 화재 대부분은 사람들의 실수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화재의 발생 빈도는 경제원리에 의해 철저하게 지배를 받는다.
각종 건축주들은 건축비를 절감해 이윤을 추구하려는 목적으로 시공하려 하고, 소방대상업체 또한 소방법규의 완화를 줄기차게 주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방화관리 업무를 한직으로 취급해 서로 맡지 않으려고 떠밀고 건물에 설치된 소방시설의 유지·보수에도 한없이 인색한게 국내 기업체 대부분의 실정이다.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면 소방 시설은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고 이윤을 갉아먹는 한낱 소품으로 취급하는 실정에서 올바른 자율방화업무 분위기가 조성될리 없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외국의 경우 소방시설 관리에 있어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자한다.
한 회사의 신용도 평가를 소방시설 관리에 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외국의 경우 왜 이윤이 창출되지 않는 소방시설에 투자를 하는 것일까.
대답은 오직 하나, 화재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不可近 不可遠' 할 것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우리네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되어 버린 불이 대표적 예라 하겠다.
불을 많이 사용하는 월동기에 우리는 분명한 선택을 해야겠다.
불에 의한 지배를 받을것인가, 아니면 지혜롭게 지배할 것인가.
국민 모두가 현명한 선택으로 화재없는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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