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김정재기자]1996년 세계 최초 '눈물관 막힘'을 풍선확장술과 그물망 삽입술을 통해 간편한 치료를 성공한 대한민국 의료기술은 날로 발전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또한 심장동맥이 막히면 그물망처럼 생긴 스텐트를 삽입해 치료하는 방법이 심장내과 분야에서는 일반적인 치료가 되었고 지난해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스텐트 시술을 받아 혈관수술의 혁명인 혈관성형술이 세간에 집중됐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일부병원에서 스텐트 과잉시술과 오남용에 방지 때문에 고시한 '스텐트 협진'이 오는 7월 31일까지 유예된 가운데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스텐트 시술을 살펴봤다.

◇스텐트 시술 이후 사망한 사례

새벽운동을 하려고 집을 나섰던 A씨가 가슴을 잡고 쓰러져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하고 자택 인근 ○○대학병원으로 응급 이송되었으나 관상동맥(심장주변 혈관) 혈관조형술을 시작하자마자 심정지로 사망했다. A씨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3주전 △△병원에서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삽입하면서 혈관 안쪽에 상처가 생겨 해당 부위에 세포가 증식해 재협착과 혈전(피떡)이 생긴 것이다. ○○대학병원 심장내과 전문의는 "시술 당시 스텐트를 삽입하지 않고 약물치료만 했어도 되는 사례지만 스텐트 시술을 강행 한 것으로 보이고 조금만 더 일찍 병원에 도착 했어도 생명엔 지장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텐트 시술 도중 사망한 사례

2014년 12월 새벽 B씨를 태운 ××병원 앰뷸런스는 OO대학병원 응급실 앞에 당도했다. B씨는 3층 혈관센터 수술실로 바로 옮겨졌다. 그러나 10분 뒤 의료진은'심부전증과 그로 인한 심인성 쇼크로 사망진단'을 내렸다. ××병원에서 혈관성형술(풍선 확장술, 스텐트 삽입술) 도중 혈관파열(천공)과 감염에 의한 합병증이 생겨 상급대학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사망한 사례다.

◇스텐트 비시술 사례

지난 7일 대학병원을 찾은 C씨는 평소 흉통이 있었다. 혈관조형검사 결과 관상동맥이 좁아져 스텐트를 삽입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바로 시술에 들어갔다. 그러나 시술에 들어간 의료진은 "관상동맥 주변 근육에 눌려 혈관이 좁아 보였던 것"이라며 시술을 중단하고 약물치료를 권했다. 굳이 스텐트를 삽입 할 필요가 없는 사례다. 이런 사례가 스텐트 오남용이 될 수 있다고 시술의는 말했다.

◇쌍둥이도 심장혈관은 다를 수 있다

건양대학교 배장호 교수(심혈관센터장)는 "얼굴이 똑같은 쌍둥이도 심장혈관은 전혀 다를 수 있다"고 한다. 좁아진 혈관을 아주 간단하게 넓힐 수도 있지만 <표1>과 같이 난이도가 높은 혈관시술의 경우 더욱 노련한 기술과 시술상의 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안전한 스텐트 시술에도 변수 많아

막힌 혈관을 넓히는 시술도중 옆 혈관이 막혀버리는 수도 있어 주변 혈관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이 딱딱하게 굳어버린 경우에는 혈관내부에서 철선이 끊어진다거나 2~3㎜의 스텐트가 혈관에 걸려 오히려 관상동맥 혈류를 막는 경우도 초래 할 수 있다.

심장내과 전문의도 심장시술 도중 혈관과 기계적 특성으로 혈관을 터트리는 수가 있다. 심장혈관은 가슴 안쪽에 있어 지혈이 불가능하고 심장혈관이 터져버리면 1분 이내에 쇼크가 발생해 환자는 위태로워진다. 하지만 얼마만큼 의사가 능숙하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생명은 달려 있다고 한다. 

충청 대전지역 상급종합병원과 대학병원 심장내과 전문의들은 스텐트를 시술한 환자가 관상동맥에 이상이 생겨 응급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연평균 5~6회 이상은 있다고 한다. 심뇌혈관 치료에 스텐트 시술이 널리 보급되면서 시술원가, 입원기간 등을 대비해 병원 경영에 많은 도움이 되는 진료과목으로 급부상한 부작용이라고 한다.

또한 대도시에 비해 의료정보를 습득하기에 비교적 어려운 농촌과 고령화 사회의 현상으로 대중교통과 택시, 플랜카드 등으로 도배한 의료광고는 의료소비자를 현혹시켜 '밑도 끝도 없는 믿음을 가지게'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 텔레비전, 언론매체 등에서는 자주 고혈압과 혈관질환, 심장마비, 스텐트 시술에 대하여 앞을 다투어 소개하며 방송과 언론은 깔끔하게 시술된 사례만 방영해 모든 병원이 성공적인 스텐트 시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환자가 생각하는 것도 당연한 이치라고 전문의들은 덧붙였다.

충청 대전지역 권역심뇌혈관센터와 대학병원에는 2실 이상의 혈관조형실이 구비돼 있고 교수급 심장내과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해 있기 때문에 급성 심부전증, 심장마비 등을 바로 시술 할 수 있다. 또한 개흉(開胸)을 필요로 하는 응급수술도 흉부외과와 병원차원에서 협진 되고 있어 심혈관 치료는 안정성이 상당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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