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는 상체를 받치는 기둥이며 상체운동의 주축이 되는 큰 관절이다. 네발 동물들은 복부만 지탱하면 되기 때문에 지지역할보다는 운동역할이 중요하지만, 인간은 기립동물이어서 상체의 모든 하중이 허리에 걸리므로 운동역할만큼 지지역할도 중요하다.
허리가 아픈 요통은 흔한 질환이다. 양방에서는 고식적 요법 외에는 치료할 수 없는 질환 중에 하나이나 한의원에서는 근본적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요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면 치료는 쉽다.
소위 디스크라 불리우는 추간판헤르니아도 요통의 근본원인은 아니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허리를 지탱하는 기운이 저하되어 척추를 싸고 있는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면 척추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자기 위치를 벗어나 삐져나오는 되며 이것이 척추를 지나가는 신경을 자극하여 통증을 일으킨다. 허리 근육과 인대를 약화시키거나 무리를 준 것이 원인이지 디스크도 증상에 지나지 않으므로 수술하는 것은 고식적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허리가 항상 은은히 아픈 것은 신기가 허하여 생기는 것으로 선천적으로 신기가 허한데 무리하여 골병이 들었거나 성관계를 자주하여 신기가 손상되었을 때 나타난다. 통증이 심하지 않으나 신기가 쇠약하여 여러 가지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여차하면 허리를 삐끗하여 극심한 통증에 시달릴 수 있으므로 조기에 신기를 돋우어주는 것이 좋다.

허리와 등이 같이 뻣뻣하게 굳으면서 아픈 것은 담음으로 요통이 생긴 것으로 스트레스를 자주 받거나 화를 자주내거나, 식생활이나 수면생활이 불규칙하면 발병하기 쉽다. 담음을 제거하면 요통뿐만 아니라 다른 불편 증상들도 치유된다. 술과 음식을 많이 먹고 성관계를 하면 습열이 신기를 손상하여 허리를 구부리거나 펴기 어렵게 된다. 습열을 제거하면 치유된다.

무거운 것을 들거나 넘어져서 허리를 다치는 경우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 염좌를 치료하면 낫는다. 넘어지거나 떨어지면서 어혈이 생겨도 요통이 발생한다. 대체로 낮에는 경미하다 밤에 통증이 심하거나 움직이면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을 받는다. 어혈을 제거하면 치유된다.

풍사가 신기를 손상하면 허리가 왼쪽이 아팠다가 오른쪽이 아팠다가 하며 양쪽 다리가 당겨진다. 풍사를 제거하면 낫는다. 한사가 신기를 손상하면, 돌아눕기 어려우며 따뜻하게 하면 통증이 가라앉고 추우면 통증이 심해진다. 한사를 제거하면 치유된다. 습지에 오래 생활하거나 장마에 노출되어 습기가 침입하면, 몸이 무겁고 허리도 무거우며 돌아눕기 어렵다. 몸에 쌓인 습기를 몰아내면 치유된다.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거나 저녁을 늦게 먹거나 야식을 즐겨 먹으면 습열이 생겨 요통이 된다. 날씨가 좋지 않을 때 허리가 아프거나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아프게 된다. 습열을 제거하면 낫는다. 스트레스를 받아 마음이 불편하거나 기가 체하여 오래 서있거나 오래 걸으면 요통이 생기는데, 기체를 풀어주면 치유된다.

출산 후 산후조리가 미비하였거나 복부나 자궁에 수술을 한 경우, 복부나 자궁이 굳어서 정상적인 복부활동이 어려우므로 허리에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요통도 자주 생기고 어깨가 굳고 등이 뻐근한 증상등도 동반된다. 복부와 자궁에 기운을 돋우면 치유된다.

허리를 튼튼하게 하려면, 먼저 생활을 규칙적으로 영위해야 한다. 저녁은 가볍게 먹고 아침은 넉넉하게 먹는 것이 좋다. 더불어 틈나는 대로 조금씩 걷는 것이 좋으며 앉을 때는 허리를 곧추 세워 앉는 것이 허리에 좋다.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직업이거나 공부하는 학생은 허리가 피로하기 이전에 한 번씩 걷고 허리를 스트레칭하는 것이 좋다.

▲ 박 성 규 예올한의원 원장 본보 한의학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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