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現存)하는 가장 오래된 고려 먹인 ‘단산오옥’명 고려먹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청주 명암동 출토 ‘단산오옥’명 고려 먹(淸州 明岩洞 出土 ‘丹山烏玉’銘 高麗 墨)’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먹은 지난 1998년 청주 동부우회도로 건설공사 현장에서 나온 고려시대 목관묘에서 출토됐다.

현존(現存)하는 가장 오래된 고려 먹으로 규격은 길이 11.2cm, 너비 4cm, 두께 0.9cm이며, 먹의 머리를 둥글린 비석 형태이다.

앞면에는 먹의 이름을 써넣은 규각형(圭角形, 윗부분이 뾰족한 직사각형)의 공간이 있고 그 가장자리에는 파상문(波狀文, 물결무늬)이 중첩되어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용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우아한 곡선으로 표현한 비룡문(飛龍文)이 새겨져 있다.

출토 당시 이 먹은 무덤 주인의 머리맡 부근 철제가위 위에 반으로 조각난 채 놓여 있었는데, ‘단산오(丹山烏)’라는 글자가 세로로 쓰인 면이 위쪽으로 놓여 있었다.

‘오(烏)’자 밑에 ‘옥(玉)’의 첫 획으로 추정되는 ‘일(一)’자 획이 보이는데, 이는 먹을 갈아 사용하면서 닳고 남게 된 획으로 보인다.

‘단산오(옥)〔丹山烏(玉)〕’의 ‘단산(丹山)’은 단양의 옛 이름으로, 1018년(고려 현종 9)부터 단양군(丹陽郡)으로 승격되는 1318년(고려 충숙왕 5)까지 사용되었다.

‘오옥(烏玉)’은 먹의 별칭인 ‘오옥결(烏玉玦)’의 약칭이다. 이에 ‘단산오옥(丹山烏玉)’은 ‘단양 먹(丹陽 墨)’이라는 뜻임을 알 수 있다.

단양 먹은 ‘세종실록(世宗實錄)’,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등에서 “먹 중에서 가장 좋은 먹을 단산오옥(丹山烏玉)이라고 한다”라고 기록할 정도로 가장 우수한 먹으로 꼽혔다.

기록에 따르면 맹산, 순천, 단양이 우리나라 주요 먹 생산지였으며 단산오옥 먹은 조선 시대까지 그 명성이 유지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청주 명암동 출토 ‘단산오옥’명 고려 먹’은 고려 먹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 먹의 연구에 있어 귀중하게 활용될 수 있는 문화재라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청주 명암동 출토 ‘단산오옥’명 고려 먹’에 대해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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