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빅2' 감정섞인 검증 난타전

朴측 "이명박, bbk 관련 명함 있었다"
李측 "주장한 x파일 언론에 공개하라"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간의 검증 공방전이 갈수록 첨예화 하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측이 ▲ 이 전 시장의 친인척 명의 8000억원 재산 은닉설 ▲ x-파일 실존 여부 ▲ 투자운용회사인 bbk와 이 전 시장과의 관계 등을 둘러싼 재산 관련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면서 양측은 6일 상대방을 향한 공격과 반론, 재반론 성격의 성명 발표와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치의 물러섬 없는 난타전을 벌였다.

이 전 시장측은 박 전 대표측의 검증 공세를 '열세 만회를 위한 극약처방', '제2의 김대업 사건'으로 규정지으면서 적극 대처 입장을 밝혔고, 박 전 대표측은 오히려 '대운하 국면 모면을 위한 자작극'이라고 맞받는 등 감정의 수위를 높여갔다.

8000억 재산 은닉설과 관련, 박 전 대표측의 한선교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그 내용은 이 전 시장 선거캠프의 정두언 의원이 처음 공개적으로 알린 것"이라며 "정 의원이 방송대담에서 타당 인사들의 실명까지 직접 거론하면서 이들을 끌어들여 전선을 확대시킨 것은 다분히 고의적이고 의도적인 자작극 의혹"이라고 역공을 폈다.

최근 대운하, 7·4·7 경제정책, 신혼부부 주택공급 등의 공약이 허점 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나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전선을 의도적으로 확대시킨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특히 "이 전 시장측의 정두언 의원과 박형준 대변인이 곽 의원과 인터넷 기자들과의 식사자리 발언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했는데 이는 사석에서의 상대진영 의원 대화를 빼간 불법 도청"이라면서 "설마 기자가 자기가 출입하는 캠프의 사적인 이야기를 몰래 녹음해서 자신이 보도하기전에 상대진영에 갖다주고 그것을 이용해 공격하는 파렴치한 일이 있겠느냐"며 '도청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경환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자청, "이 전 시장은 중앙일보 2000년 10월 16일자 인터뷰 기사에서 bbk와 관련해 '외국인 큰 손을 확보했다. 첫해부터 수익을 내겠다'고 자랑한 내용이 있는데 이를 이 전시장측은 오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인터뷰기사를 오보라고 하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 듣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전 시장이 bbk와 관련된 명함을 새기고 다녔고, 이 전 시장의 필체로 추정되는 번호가 적힌 bbk 명함이 있으며,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더라도 의사결정권을 갖는 사실상의 대표이사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이 전 시장과 bbk의 관계가 어떤 것인지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은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책임한 이야기를 하고 나중에 '아니면 그만'이란 식은 공당에서 있어선 안되는 일"이라며 "모든 검증은 당의 공식기구에서 하면 된다"고 말해 최근 박 전 대표측의 검증공세에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이 전 시장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은 '동지의 탈을 쓰고 적보다 못한 행동을 일삼는 사람들을 어찌 동지라 할 수 있겠느냐'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곽 의원은 자신이 약속한 대로 7일까지 소위 x-파일을 언론에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공개하지 않을 경우 열세만회를 위한 극약처방 수법이자 전형적 네거티브공작정치로 규정하고 엄중한 법적.정치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검증위를 무력화시키고 당의 결정을 희화화시킨 박 전 대표 진영과 곽 의원의 행태에 대해 당은 분명한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장 대변인은 또 박 전 대표에 대해 5개항의 공개 질의서를 내고 "곽성문 의원이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x파일 문제에 대해 '상식적으로 추리해 보면 캠프가 완전히 배제되지 않겠죠'라고 한 것은 이미 (박 전 대표) 캠프 내에서 정교히 논의된 기획작품이라는 반증"이라며 "박 전 대표가 모르는 사이에 이런 주요한 사안이 논의될 수 있는 구조냐"며 박 전 대표의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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