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이온화 경향 · 높은 흡수성 가진게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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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가루는 강한 이온화 경향 외에도 높은 흡수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선조들은 염료를 만드는데 매염제로서 조개가루를 사용하였다.
쪽 염료는 밭에서 채취한 쪽을 물에 담가 3일 동안 무거운 돌로 눌러서 염료를 빼내게 된다. 그런데 이 염료는 수용성이기 때문에 별도로 염료만을 분리하기가 쉽지 않아 어떤 매개물로 이 염료를 흡수시키면 분리가 용이하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조개가루를 사용하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쪽 염료가 빠진 물에 이 조개가루를 넣고 저으면 조개가루가 쪽 염료를 머금으면서 공기를 배출하게 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조개가루는 쪽 염료를 머금은 앙금으로 되어 침전하는데 침전되고 남은 물만 버리면 간단하게 염료를 분리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염료는 다시 염색을 위하여 잿물을 첨가하는데 조개가루는 이온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잿물과 반응하면서 염료를 다시 방출하게 된다.
천연염색에서 매우 중요한 첨가제였던 조개가루는 철 제련에도 사용되었다. 철은 철 속에 황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강도와 경도가 떨어지고 황이 편석되어 있는 부위에서 부식이 시작되기도 한다. 철이 공업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황의 함량을 떨어뜨려야 하는데, 요즘과 같이 제련기술이 발달한 때에도 이 황은 골치 거리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선조들은 조개가루에 이온화 경향이 매우 강한 칼슘(ca)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경험으로부터 터득해 냈다. 조개가루의 이 성질을 이용하여 철에 고용되어 있는 황이 조개가루와 결합하고 있는 산소와 치환하는 배소반응(roast reaction)에 의해 철 속의 황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해 내었다.
조개가루의 탈황율은 정량화되지는 않았지만 본 연구 결과로 볼 때 현대에 탈황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fe-si-mg이나 ce, 희토류 금속류(rare earth metal) 등에 비하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fe-si-mg과 같은 탈황제는 용탕에 첨가 시 폭발성이 강하여 철의 성분을 정확히 조절하기 어렵고, ce이나 희토류 금속 등은 폭발성은 없지만 탈황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조개가루는 폭발성이 없음은 물론 탈황율도 매우 우수하여 지금 사용하고 있는 탈황제의 대체 재료로 응용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학예연구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