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중심 배꼽 … 항상 노출 차단·따뜻하게 보호

배꼽은 몸의 중심이다. 태아의 경우 이를 통하여 모체로부터 자양분을 흡수하므로 생명줄이라 할 수 있다. 태어나면서 생명줄은 끊기지만 선천의 기운이 저장된 곳이므로 소중하게 갈무리해야 한다. 배꼽은 항상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 장수의 비결 중에 하나가 배꼽에 뜸을 뜨는 것이다.

배꼽은 은밀한 곳을 의미하여 '배꼽을 맞추다'라는 표현은 성관계를 가진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최근 섹시하다는 것이 문화코드로 자리 잡으면서 배꼽이나 아랫배를 드러내는 패션이 유행하고 있다. 배꼽이나 아랫배를 내놓은 것이 성적인 자극을 최대화하는 작금의 세태에는 합당하겠지만 그 대가는 너무 크다. 배가 전체적으로 차가워지고 여성의 경우 자궁이 차가워져 생리가 불순해지거나 자궁이나 난소에 종양이 생기기 쉬우며 감정굴곡이 커지기 쉽고 궁극적으로 불임에 이르게 된다. 배꼽티는 여성 건강뿐만 아니라 후손에게도 좋지 않다. 자궁이 메마르게 되므로 임신했을 때 태아를 튼실하게 자양하기 어렵게 된다. 배꼽은 은밀한 곳이므로 항상 보이지 않게 하고 따뜻하게 보호해야 한다.

배꼽은 깊숙해야 튼튼한 것이다. 배꼽이 밖으로 튀어나오면 좋지 않다. 은밀하게 감추어야 하는 것이 밖으로 튀어나온 격이니 배꼽을 드러내 놓은 것처럼 외기에 상하기 쉽다. 소아의 경우, 배앓이를 자주하고 비위가 냉하여 소화기능이 좋지 않으며 성장에 지장이 초래된다. 성인의 경우 장위에 이상이 생긴 경우가 많다. 배꼽 주위가 끓으면서 살살 아프거나 배꼽에서 진물이 나오는 것은 위증이므로 급히 치료받아야 한다. 인체의 온기가 적어지거나 생기가 끊기면 배꼽이 맥박처럼 튀면서 아프게 되는데, 이는 신기가 끊긴 것이다. 배꼽 왼쪽에 튀는 것은 속을 끓이거나 신경을 많이 써서 발병한 것이며, 배꼽 오른쪽에 튀는 것은 기운이 떨어져 발병한 것이다. 모두 위증이니 급히 치료해야 한다.

옆구리는 겨드랑이에서 골반에 이르는 부위를 지칭하는데 이를 구분하여 갈비뼈가 있는 곳은 흉협, 갈비뼈 아래 뼈가 없는 부위는 계협이라 칭하기도 한다. 옆구리는 인체의 측면으로 전후를 봉합한 곳이므로 취약부위이다. 옆구리가 아픈 것을 협통이라 한다. 옆구리 질환은 대체로 간담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기울협통, 사혈협통, 담음협통, 식적협통 등이 있다.

크게 화를 내어 기가 역하였거나 생각하거나 의도한 바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간화가 크게 동하여 협통이 생기는데 참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아프다. 기가 울체되어 생긴 것이므로 기울협통이라 한다. 신체에 충격을 받았거나 다쳤거나 수술을 하였거나 냉기에 장시간 노출되면 어혈이 간에 몰려 통증이 생기는데 누르면 더욱 아프다. 어혈이 원인이므로 어혈협통 혹은 사혈협통이라 한다. 생활이 불규칙하거나 신경을 과도하게 쓰거나, 우유나 음료수 등 마실 거리를 많이 마시면 담음이 생겨 협통을 유발하는데 담음협통이라 한다. 숨이 밭거나 해수를 동반하기도 한다. 음식을 많이 먹고 힘든 일을 하면 식적이 생겨 옆구리에 뭉치는 것이 생기며 협통이 유발되는데 식적협통이라 한다. 한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추위에 노출된 후 협통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풍한협통이라 한다. 옆구리가 심하지는 않으나 은은히 끊임없이 아픈 것은 허로가 심하여 생기는 것으로 급히 기력을 돋우어야 한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자주 생긴다. 협통을 좌우를 구분해서 원인과 증상을 달리 보기도 한다. 좌측은 울체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우측은 기가 부족한 것을 원인으로 본다.

여성의 경우 아랫배가 당기면서 옆구리가 아프거나 남성의 경우 음낭이 당기면서 옆구리가 아픈 경우가 있다. 이것은 생식기가 차서 생기는 질환으로 급히 치료해야 한다. 방치하면 통증이 매우 심해지며 위험해진다.

▲ 박 성 규 예올한의원 원장 본보 한의학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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