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철 사회1부장

[김규철 사회1부장] 최근 종교인들이 각종 범죄를 저질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가 하면 일부 대형 교회에서는 자식에게 담임목사를 세습시키거나 목회자의 재산을 부풀리는 등 교회의 본질을 훼손시켜 신앙인들에게 실망과 회의를 느끼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은퇴할 때까지 진정한 목회자의 길을 걸어온 한 목사님은 그동안의 행동 하나하나가 존경받을 만한 것이어서 이 시대의 목회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해 예수교대한장로회 천안중앙교회에서 은퇴하신 이순 목사님은 지난 1997년 장로님들이 목사님의 승용차가 낡은 것을 알고 승용차를 선물해드렸으나 IMF가 터지자 송구영신예배 때 "나라가 위기에 처했는데 제가 무슨 승용차가 필요하겠습니까? 저는 교회 봉고차를 타고 다녀도 충분하니 제발 여유가 있는 분이 사가세요"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또한 교회에 알리지 않고 자신이 받은 사례비로 농어촌의 어려운 교회 20군데를 수년간 도왔다가 나중에 교인들이 알게 돼 교회 재정에서 지원하도록 하자고 권유하자 "교회에서 저희 가족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데 사례비가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담임목사 재직시 부목사님들이 일정기간동안 시무하고 나면 교회를 지어 단독 목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새로 시작되는 교회는 어려우니까 인근에 사는 교인들은 그 교회에 다녀라"라고 권하기까지 했으면서도 정작 아들이 목회를 시작했을 때는 교인 수가 7000명이 넘는 대형교회로 성장시켰음에도 대를 잇는 세습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를 교인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아 올바른 목회자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해 은퇴를 하고 난 후에는 암투병 중임에도 교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경기도 판교의 작은 빌라로 이사를 했으며 사택을 줄이고 남은 돈과 차량을 줄여 남은 돈을 모두 교회에 헌금하기도 했다. 이 목사님은 지금도 중국인 유학생과 제주도의 신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는 등 끝없는 선행을 베풀고 있다.
 
이 목사님의 선행을 알고 있는 이 교회 교인들은 이 목사님을 '살아계신 예수님'이라며 한없는 존경과 사랑을 나타내고 있어 올바른 목회자의 삶을 살아오셨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 목사님은 현재 제주도의 한 요양시설에서 기거하면서 건강을 회복하는 중이지만 목사님의 한없는 사랑은 현재 한국 교회가 직면한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이정표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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