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포증에 대해서

마을버스에서 내려야 하는데 벨을 누르면 다른 승객들이 나를 쳐다볼까봐 부끄러워서 벨을 누르기 망설여지거나 여러 직원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는데 얼굴이 붉어지면서 몹시 불안하고 손과 목소리가 떨려서 발표를 망치는 경우 등등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보셨을 텐데요. 타인을 의식하느라 해야 할 일을 못하는 경우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자주 심각하게 발생한다면 사회공포증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사회공포증은 다른 사람에게 노출 되는 것에 대한 심각한 불안과 긴장감으로 인해 다양한 사회적 행동을 피하게 되고 이로 인해 원만한 사회 활동이 어렵게 되는 정신장애입니다.

사회공포증의 평생 유병률은 12∼14%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는 우울증, 알코올중독증 다음으로 높은 유병률로 전체 정신장애 중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정신장애입니다. 또한, 사회공포증은 여러 다양한 민족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 되는 증상이기도 합니다. 남녀 발생빈도는 여자가 남자보다 약간 많은 것이 사실이나 실제로 치료를 받는 환자를 보면 오히려 남자환자들이 많습니다.

사회공포증이 있는 환자는 본인이 두려워하는 사회적 상황에서 거의 언제나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이런 불안감으로 인해 발생되는 가슴 두근거림, 떨림, 숨 막힘, 어지러움, 식은 땀 등 신체적 증상을 경험합니다. 이와 함께 이런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관찰되는 것을 과도하게 모욕적으로 받아들여 특정한 사회적 상황을 피하려 하는 회피행동이 나타나게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가지면서 자신이 과연 그렇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서는 사람에게 사회공포증이 잘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완벽주의적 성향이 강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만을 보여 줘야 한다는 생각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실수를 지나치게 걱정하는 경향이 있으며 실수를 피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합니다. 일반적으로 높은 기준은 열심히 일하고 성공하려는 동기를 제공하므로 유용한 면이 많습니다. 그러나 사회공포증 환자에서 나타나는 완벽주의적 성향은 그 기준들이 너무 높기 때문에 실제로는 해롭습니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멋대로 생활하는 것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타인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다보면 자신이 크게 위축되어 일상적인 활동을 편하게 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가게 됩니다. 이는 개인에게 있어 큰 불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완벽한 나의 모습도 좋지만, 어딘가 모르게 허술해 보이는 나의 모습도 사랑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 경희밝은마음한의원 임재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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