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충북 청주지역에 오래살았다고 자부하는 이들에게는 '본정통'이라는 단어가 익숙하다.
 
지금의 성안길의 옛 명칭인 본정통은 일제시대 만들어진 이름이라는 충청일보 지적에 따라 변경됐다.
 
성안길은 지역에서 가두상권(로드숍)의 대표 성격을 띤 거리다.
 
서울의 명동, 대구의 동성로 등 유명 거리와 함께 전국적으로도 명성을 드날리던 시기가 있었다.
 
해외에서나 외지에서 청주를 찾아오면 한번쯤은 찾아야만 하는 코스였다.
 
유명거리로서 자리를 지키던 시절을 떠올리면 패션, 먹거리, 볼거리, 야심한 시각 즐길거리(?)가 모두 공존해 있었다.
 
적절하지는 않지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듯이, 성안길도 흥(興)의 추억을 뒤로한 채 쇠(衰)의 길을 걷는 모양새다.
 
서부지역에 대형 백화점, 아웃렛, 쇼핑몰 등이 속속 등장하면서 고객을 빼앗기고, 한편으로는 경기 침체의 기나긴 터널속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원인이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처럼 성안길이 금새 쇠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만은 없어 보인다.
 
이미 국내 유명 SPA브랜드인 유니클로, 에잇세컨즈, 후아유 등 다수의 브랜드가 상륙했고 ABC마트 등 인기 신발브랜드도 진을 친 지 오래다.
 
젊은 층을 흡수하는데 이들 브랜드만큼 유인효과를 거둘만한 것도 없다.
 
최근에는 씨유멀티플렉스가 10년간의 부침을 끝내고 드디어 매각의 청신호가 켜짐으로써 대형몰의 공동화가 깨지기 시작했다.
 
흥업백화점도 매각이 성사될 경우 성안길에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이와함께 한가지, 성안길 활성화를 위한 제안을 해 보려 한다.
 
현재 성안길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주차장의 부족함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도로 위에 설치한 횡단보도 때문에 시작된 지하상가의 매출 하락도 동시에 풀 수 있는 묘안이다.
 
비록 비용이 상당히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은 있지만, 청주 상당공원에 지하 주차장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지하상가가 끝나는 성안길 입구에서 좀더 상당공원 방향으로 상가를 확장한 뒤 사거리에 양쪽으로 상가를 늘리고 상당공원 지하 주차장으로 연결하면 된다.
 
주차장 입구는 상당공원과 옛 학생회관 쪽에 조성하면 차량의 혼잡도 줄일 수 있다.
 
주차장 관리는 청주시에서, 주차권 확인은 상가에서 책임지면 될 것이다.
 
충청일보에서 이미 보도했지만, 종묘공원의 주차 시설이 상당히 모범적인 케이스가 돼 이를 적극적으로 파악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은 오랜시간 버텨온 건물 자체가 하나의 관광명소가 돼 있다. 성안길은 청주의 상징적인 거리다. 지역을 대표하는 곳으로 다시금 태어날 수 있게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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