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명혁 전 청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윤명혁 전 청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올해도 가뭄이 있긴 했지만 관개시설이 비교적 잘 정비된 우리나라의 쌀농사는 풍년이 들었다.
 
풍년은 들었지만 농사를 지은 농업인들은 계속 떨어지기만 하는 쌀값에 울상이고 정부는 남아도는 쌀에 대한 처리와 농업인들의 불만 해소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을 10a당 542kg으로 지난해 비해 4.2%증가한 수치며 지난 20년을 통틀어 최대치라고 한다.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쌀 단수가 500kg을 넘었던 해는 8번인데 최고로 높았던 해가 2009년으로 534kg을 감안할 때 그야말로 올해 쌀농사는 대풍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수의 증가로 벼 재배면적은 2%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생산량을 2% 정도 늘어난 432만 7000t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1인당 쌀 소비량은 1995년 106.5kg에서 2005년에는 80.7kg으로 2014년에는 65.1kg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처럼 쌀은 많이 생산됐는데 소비는 줄어들면서 쌀 재고량이 자꾸만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금년 농사를 마친 우리나라의 쌀 재고량을 대략 135만t에 이르고 있어서 유엔 식량기구의 권장량 80만t 보다 무려 55만t 정도나 많다는 것이다.

이렇게 쌓인 재고량은 재고에 따른 창고 보관비용과 금융비용, 가치하락 등을 종합해볼 때 어마어마한 경비가 매년 지출되고 있는 것도 정부는 고심하고 있는 문제다.

그렇다고 당장 쌀 생산량을 반으로 줄일 수도 없고 품종개량과 관개시설의 개선, 재배기술의 향상은 현재의 쌀 생산량을 유지시켜 줄 것이기에 이제는 쌀 가공 산업의 육성 등을 통해 쌀 소비를 늘리고 우리 쌀을 세계시장으로 진출시키는 일에 힘을 합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간편식의 확대, 가공식품 산업의 발전 등의 요인에 의해 가공용 쌀 소비는 2005년도 19만 2000t에서 2010년에 34만 7000t으로 증가했고 지난해는 45만 7000t으로 가파르지는 않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쌀이 밀가루보다 웰빙 이라는 점이 확산되면서 제과회사를 중심으로 쌀 가공제품을 계속 출시하고 있기에 가공용 쌀의 소비는 지속적으로 늘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또 엿과 떡 막걸리를 포함한 전통 주 제조, 조청산업을 포함하는 전통산업을 살리고 빵과 제과는 물론 음료 등 다양한 분야의 쌀 가공품을 개발하도록 R&D 산업을 기업은 물론이고 공공기관, 농업법인, 개인에 까지도 지원하여 다양한 기술과 상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쌀의 수출 문제 또한 어차피 우리는 지난해 각고 끝에 쌀 시장을 개방했고 이젠 어느 나라외도 쌀 수출입 문제를 논할 수 있는 처지에 놓였기에 과감하게 우리 쌀을 국제시장에 팔아야 한다.

쌀 산업은 우리기 포기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산업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쌀 산업을 지켜가면서 우리 쌀의 수급문제를 해결하는데 온 힘을 모아 어려운 농업인과 농업을 지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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