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라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덩굴풀 더덕.
약초산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덕 향에 취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산행 중 이 놈 줄기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그 주변은 순식간에 더덕 향기로 가득하게 된다.

더덕은 어디든 산속 기름진 땅이나 습기가 있는 땅에 잘 자라고 무리지어 살기 때문에 한 뿌리를 발견하면 그 곳에서 여러 뿌리를 어렵지 않게 채취할 수 있다.

더덕은 도라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덩굴풀이다. 줄기는 2m까지 자라고 다른 식물의 줄기를 감고 올라간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어긋나고 4개가 서로 마주 나며 길이가 3∼10㎝로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앞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흰색이다.

8∼9월에 종처럼 생긴 자주색 꽃이 짧은 가지 끝에서 아래를 향해 핀다. 꽃받침은 끝이 뾰족하고 녹색이며 화관은 끝이 5갈래로 갈라져 뒤로 살짝 말리고 겉은 연한 녹색으로 안쪽에 자주색 반점이 있다. 열매는 9월에 익는다.

더덕은 칼슘, 인, 철, 지방, 단백질 등 영양이 풍부하여 일반적으로 나물로 많이 활용된다. 더덕을 물에 담궈 불린 후 껍질을 벗기고 쓴맛을 제거 한 다음 방망이나 칼등으로 납작하게 두드려 갖은 양념으로 더덕구이로 해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미나리·배추 등과 함께 고추 양념에 버무려 더덕김치로 만들어도 좋고, 더덕에 무우·부추 등으로 소를 채워 넣고 배춧잎으로 돌돌 말아 더덕물김치나 더덕소박이를 만들어 먹어도 그만이다.

또 잘 손질한 더덕을 고추장이나 된장에 박아 두었다가 장아찌 먹거나 껍질을 벗기고 소금물에 담궈 쓴 맛을 제거하고 방망이로 두드려 넣고 새콤하게 무쳐내면 건강식으로 최고다.

더덕은 뿌리뿐만 아니라 어린잎과 줄기도 훌륭한 산나물이 되는데, 5∼6월에 채취하여 나물 무침으로 하든지 생식으로 식사에 곁들이면 그윽한 더덕 향기에 잃었던 입맛을 되찾는데 좋다. 다 자란 잎은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말렸다가 차(茶)거리로 활용해도 좋고, 그물망에 넣어 입욕제로 쓰면 피로회복과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민간에서는 봄이나 가을에 채취한 뿌리를 활용하여 기침이나 가래가 심할 때, 기관지 계통의 염증과 호흡기 질환, 감기로 인해 열이 나고 갈증이 심해 물을 자주 찾는 경우에 많이 쓴다. 뿌리에 특유한 향을 내는 사포닌 성분 등이 있어 위장, 폐장, 신장 등 내장기관을 튼튼히 하고 피로를 푸는 강장효과와 혈압을 낮추고 여성들의 월경불순, 피부미용, 산모의 모유 촉진 등에 아주 좋다고 알려져 있다.

봄과 가을에 뿌리를 채취하여 소주에 주침하면 약한 쓴맛과 은은한 향이 풍기는 담황색 술이 되는데, 기침, 가래, 강장, 숙면, 남녀 흥분 등에 아주 좋다.

▲ 장 호 봉 약용식물관리 강사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