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가진 자 곁에는 칼 든 자가 있다
누구나 끼리끼리 어우러지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빗대는 말. "항상 신변의 경계를 게을리 마십시오. 칼 가진 자 곁에는 필경 칼 든 자가 있게 마련이고, 남의 칼집에 들어있는 칼일수록 날카로운 것입니다." "어허, 웬 상서롭지 못한 소린가?" (김주영의 화척)

사기그릇과 여편네는 내돌리면 탈이 난다
여자가 밖으로 나돌게 되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자고로 여편네와 변소는 손질하기에 달렸고 불과 똥은 쑤석거릴수록 탈난다고 했느니라. 그리고 또 사기그릇과 여편네는 내돌리면 탈난다는 말도 있느니라. (강준희의 쌍놈열전)

아귀 먹고 가자미 먹고 한다
아귀를 사면 뱃속에 다른 고기들도 들어 있어 같이 먹게 된다는 뜻으로, 한 가지 일에 여러 이익을 얻는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자갈을 솥에 넣고 삶는 격
어떤 사람을 생각대로 끌어 들이거나 설득할 수 없다는 뜻으로 비유하는 말. 귀신은 경문에 막히고 사람은 인정에 막힌다 지만 유명자씨만은 아무것에도 막히는 게 없었다. 약석이 무효였다. 자갈을 솥에 넣고 삶고 또 삶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절대로 익지 않았다. (김희철의 격정시대)

차돌에 바람이 들면 삼만 리를 날아간다
아주 야무진 사람이 바람 들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차돌에 바람이 들면 삼만리를 날아간다는 말이 아니라, 크고 무거운 과오를 뉘우치면서 얻게 되는 깨달음은 사람을 참으로 넉넉하게 만든다는 말이 실감나게 하는 그런 한 증거처럼 보였다. (정동주의 백정)

타고난 팔자는 죽는 날까지 떼어 놓지 못한다
제가 타고난 팔자는 누구라도 어쩌지 못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들. 예전에 그녀는 이것도 타고난 팔자가 아니우? 타고난 팔자는 독에 들어가서도 못 고친다고 안 합니까? 하는 말을 버릇처럼 뇌까리면서, 삶의 고달픔과 불행을 팔자소관에 돌리곤 했었다. (문순태의 어둠의 강)


정종진 ㆍ 청주대교수 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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