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의 창] 김동관ㆍ청주시 서기관

▲김동관 청주시 서기관
세상이 복잡하다보니 날씨까지 제 멋대로 오락가락 하는 것 같다. 엊그제 만 해도 봄이 왔나 싶었다. 동면에 들어갔던 개구리까지 눈을 뜨고 나왔으니 말이다.

아버지 그늘 한조각의 소중함

그러나 동장군이 살며시 보낸 꽃샘추위에 놀라 개구리들이 다시 땅 속으로 들어 갔으니 날씨도 사람처럼 변덕이 심하긴 마찬가지이다.

기후의 변화 속에서도 세월의 궤도는 돌아가 새로운 봄날을 맞이하고 있다. 그래 새봄이다.

오늘 만큼은 어제와 같이 박제 되지 않고 멋있고 부자되는 그리고 행운이 가득한 봄날이 될 것이라 믿으면서 시작해 보자.

인생은 반복의 수레를 뛰어넘는 재주를 아무에게나 주지 않는다. 시간표 없는 극장티켓과 같이 내 마음대로 선택하는 자유로움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물 먹은 신문지처럼 버려진 삶의 짐들이 벽에 걸린 색 바랜 풍경화 속에 묻혀 가듯 시간은 잘도 간다.

그러나 이 소중한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 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은 마음 만큼 몸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인 듯 싶다.

나를 낳아 주시고 길러주신 아버지가 세월에 인종하 듯 병상에 누워 당신의 젊은 시절을 생각하고 있다.마치 미래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과 측은함이 함께 밀려온다.

그리고 솔직히 인생의 무상함마저 느끼게 된다. 이제는 링거 바늘자리도 찾기 힘들 정도로 마른 아버지, 당신의누운자리를 바라보니 효도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나의 삶이 더욱 슬프다.

어찌보면 아버지께서 “아이구 죽겠네”를 번복하시는 것은 살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생각된다.

한편으로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안심감도 든다.어제 밤 병상에서 수발하는 내 육신의 고달픔이 효도의 전부라고 말 할 수는 없지만 아버지께서 무조건 오래 살아계시길 바란다.

늘 부모님의 그늘이 넓기만 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세월이 흘러 그 그늘이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아버지의 그늘 한 조각이 얼마나 소중한 지 다시 한번 느껴진다.

아버지께서는 2년 전 병고와 싸워서 한번 이겼던 경험이 있다. 그 경험을 살려 이번에도 3판2승의 씨름판이라 생각하시고병마를 뒤집고 훌훌 병상에서 일어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이렇게 생명의 줄다리기가 시작과 끝이 없듯이 봄을 맞는 계절에 우리 모두는 변화의 옷을 갈아입을 시간이다.

시기하는 마음, 질투하는 마음들은 지난 겨울옷과 함께 세탁기에 집어넣고 봄의 싱그러움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보자. 변화의 옷에서 흠뻑 묻어 나오는 새로운 지식으로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조그마한 변화에 꿈 행복이…

남의 지식이나 경험, 그 무엇이라도 나의 변화를 위한 지렛대가 된다면 한번쯤은 도용해 볼 만한 일이 아닐까 한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손 한번 내밀지 못한 이웃에게 안부라도 묻는 시간이었으면 어떨까도 생각한다. 그래서 세상은 실력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고 인간관계로 움직인다고 하였다.

나이에 연연 하지 말고 그 어떤 주류의 일원이 되도록 노력하다 보면 이런 조그마한 것들의 변화에 만족과 행복이 꿈과 함께 이루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봄 향기 맞으며 운동계획이라도 짜보고 싶은 계절이다.
(중앙공무원 연수원 교육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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