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미앤모의원 김영문 원장

▲ 청주미앤모의원 김영문 원장

예전에 본원 상담실에 오셔서 "남편이 자기 가슴보다도 작데요. 목욕탕을 가도 부끄러워 가슴을 움츠리게 되고, 그러다 보니 어깨도 습관적으로 구부러지고 우울증 걸릴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셨던 분이 계셨다.


유방확대술을 하신 몇 달 후 내원하셨는데, 얼굴이 아주 밝아 보였다.


제가 농담으로 "이제는 남편분이 뭐라고 안 하세요?" 하고 물어보니 "지금은 남편이 더 좋아해요" 하며 웃으셨다.


그러고 보니 의상도 많이 달라진 것 같았다. 그전엔 풍성한 남방으로 가슴을 가리고 다녔는데 이번에 왔을 땐 몸에 달라붙는 옷에 가슴 윤곽이 다 드러난 옷을 입고 오셨다.


의사인 나도 가슴에 먼저 눈이 갔다. 문을 열고 나가시는 뒷모습을 보며 나는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요즘 브라운관을 누비고 있는 인기가수 L 모양, 바비인형 H양, 시상식 때마다 아찔한 S라인을 뽐내는 K양을 보노라면 얼굴 못지않게, 몸매나 아름답고 풍만한 가슴이 여성으로서의 상징적인 미의 기준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늘은 그중에서 유방 성형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
 

유방 성형 수술하면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유방확대술을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방확대술은 수술 방법도 여러 가지 일뿐더러, 재료에 따라서 결과가 많이 달라지므로 이에 대해 잘 알고 수술을 하시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유방확대술을 받으시려는 분은 먼저 몸의 어느 부위를 절개해서 수술을 받고 흉터가 어디에 남느냐가 많은 관심거리일 것이다.


유방확대술을 위해서 절개하는 부위는 일반적으로 겨드랑이 부위의 접히는 부위를 3-4cm 정도 절개한 후 수술하는 경우가 제일 많은데, 이는 동양인의 특성상 눈에 보이는 유방 아래 부위 절개나 유륜 주위 절개는 흉터가 많이 남거나 피부색이 붉게 오랜 기간 남기 때문이기도 하며, 또한 겨드랑이 부위는 팔을 내렸을 때 접히는 부위라 보이지 않고 겨드랑이 주름과 잘 구별이 안 가므로 이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또한 아주 작은 흉터가 남는 것이라도 싫어하실 경우 배꼽을 2cm 미만으로 절개해서 내시경을 이용해 유방확대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 경우는 생리식염수백 밖에는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유륜 주위의 갈색 부분이 작지 않고, 유방의 조직도 어느 정도 있는 경우는 유륜 주위 절개를 할 수 있다.


이 경우는 겨드랑이로 절개했을 경우보다 회복기간이 좀 더 빠르다는 점이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유방확대술에서 중요한 점은 수술 후 유방의 모양과, 만졌을 때의 촉감이라 할 수 있다.


유방확대술 후 유방의 모양이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형태로 만들어 지기 위해서는 자세한 수술 전 계획과 시술자의 풍부한 경험이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유방확대술이 처음 시작될 때부터 수술재료로서 가장 많이 사용한 것은 실리콘 백이다.

 

실리콘 백은 수술 후 유방의 모양이나 촉감이 다른 어떤 재료보다 좋기 때문에 유방확대술의 보형물로 널리 쓰였으나 아주 많은 유방확대술을 시행하다 보니 아주 드물게 실리콘 백이 터지면서 백안의 실리콘액이 흘러나와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논란이 있어, 1992년부터 미국에서는 실리콘 백이 금지되고, 대신 백 속에 생리식염수나 포도당 액등을 채운 보형물이 쓰이게 되었다.

그러나 생리식염수 백은 그 촉감에서 실리콘 백을 도저히 따라올 수 없었고, 여러 해가 지나면서 백이 새지 않더라도 원인을 알 수 없게 생리식염수 백의 크기가 약 10% 정도 작아지는 것이 보고돼 왔다.


그래서 연구 끝에 코헤시브-젤(Cohesive-gel) 백이 만들어졌는데 이것은 백 속의 내용물은 실리콘이지만 묵처럼 흘러내리지 않게 점도를 준 실리콘으로 백이 터지더라도 인체에 흘러내리지 않게 안전하게 만들어진 것이다.


이미 유럽과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코헤시브-젤백이 사용되어 왔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야 코헤시브-젤백이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 유방확대술에 쓰이게 되어 작은 유방으로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최근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유방확대술의 대부분이 코헤시브-젤백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유방 내의 피하 조직이 적고, 속된 말로 "절벽"이라고 불릴 만큼 가슴이 작은 여성이 많은, 일본 여성들이 그만큼 수술 후 촉감에서 더 부드러운 코헤시브-젤백을 선호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성형외과 의사들 사이에도 일본 여성과 체형이 비슷한 우리나라 여성들도 이제 코헤시브-젤백이 유방확대술의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식약청의 허가가 난 지 몇 달이 되지도 않았지만 본원에도 코헤시브-젤백으로 유방확대술을 시행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


또한 기존에 생리식염수백으로 유방확대술을 시행받은 경우에도 코헤시브-젤백으로 교체할 수 있다.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며 그 속도는 예전보다도 훨씬 빠른 것 같다.


의학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아마 예전에 유방확대술을 받으신 분이라면, 유방확대술이라고 하면 무슨 대수술이라도 받는 것처럼 전날부터 금식한 후 전신 마취하고, 수술 후에 통증으로 며칠 밤을 고생하고 병원에 입원까지 했는데... 아마 이런 생각들을 다 하실 것이다.


최근에는 유방확대술을 할 때도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잠시 잠만 재워주는 수면마취로 하며, 수술 시간도 1시간 정도면 끝나고 출혈이나 통증을 극소화시킨 튜메슨트 테크닉으로 수술 후 첫날도 통증으로 고생하시는 일은 없으실 것이다.


오히려 첫날 별로 아프지 않으니 이튿날이 좀 더 불편하다고 느끼시는 분이 계실 정도이다.


물론 입원도 필요하지 않고 수술 당일 퇴원하며, 일상적인 활동은 수술 후 다음날이면 가능한, 이제 유방확대술은 이렇게 부담 없는 수술이 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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