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40세' 경찰공무원 막차탄 안종빈 순경
주말부부 싫어서 대기업 사표 던지고 도전
두번째 시험에서 합격… 여경 아내 권유 덕

[충청일보 이주현기자] 경찰공무원 응시 연령 제한을 꽉 채운 '늦깎이 순경'이 눈길을 끌고 있다. 새내기 순경인 안종빈씨(42·사진)는 지난해 8월 만 40세의 나이에 순경공채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1974년 출생인 그는 응시 연령 제한을 불과 수개월도 안 남은 상태에서 합격증을 손에 쥐는 기쁨을 맛본 것이다. 청주상당경찰서 분평지구대에서 실습교육을 받고 있는 그는 2000년 충북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LG화학 서울 본사 등에서 15년 간 근속했다.
 
대기업 영업관리 부문에서 탄탄대로를 걷던 그가 돌연 생소한 형사소송법 등과 씨름을 하게 된 동기는 '가족' 때문이다. 그는 충북 청주에서 여경(女警)으로 근무하는 아내와 수년 간 주말부부로 살아왔다. 청주청원경찰서 율량지구대 안진아 경위(39)가 그의 아내다.
 
바쁘다는 핑계로 11살과 3살된 아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지 못했던 점은 가족에게 미안함으로 남아 있다. 그런 그에게 아내가 뜻밖의 제안을 했다. 평탄한 대기업 근무를 과감히 버리고 경찰공무원에 도전하라는 것이었다.
 
아내의 거듭된 설득에 결국 그는 2014년 10월 사표를 던졌다. 그 때부터 본격 공부를 시작한 그는 한 번의 낙방 끝에 두번째 치른 시험에서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지난해 9월 순경 공채 287기로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한 그는 올해 1월 아내와 같은 경찰의 길을 가게 됐다.
 
안 순경은 "비록 남들보다 늦게 경찰에 들어왔지만 열정만큼은 젊은 직원들 못지 않다"며 "아직 어느 부서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지만 사기업에서 경험했던 것을 경찰조직에도 접목시켜 대치안 서비스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곁에서 끝까지 응원해 준 가족에게 고맙다"며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좋은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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