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김홍민 정치부장] 충북도교육청이 도의회가 지난해 12월에 임의 편성한 6개월 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집행하기로 결정하면서 '보육대란' 위기를 넘겼다.

김병우 교육감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물에 빠진 아이를 우선 건지는 심정으로 이미 편성된 어린이집 누리과정 6개월 분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앞서 무상급식 극적 타결에 이어 이번 누리과정 예산 문제에도 통 큰 용단을 내린 것이다.

실로 긴 갈등의 연속 속에서 정부와 교육청, 도의회·도·도교육청 간의 반목과 다툼을 지켜보며 마음을 졸여야 했던 학부모들의 시름을 덜게 했다.

조금만 더 일찍 학부모와 도민의 고통을 생각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제라도 용단을 내려준 것은 무척 다행스럽고 잘 된 일이다.

도, 도의회, 도교육청을 비롯한 지역의 책임 있는 기관·단체 및 보육가족 등은 모두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다각적으로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도의회는 대집행부질문, 5분자유발언, 기자회견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도민의 뜻을 담아 도교육청에 지속적으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요구했고 급기야는 현행법 상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누리과정 예산 411억9000만 원을 강제 증액 결정했다.

도는 누리과정 예산의 빠른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우선적으로 2개월 분 예산을 선집행했으며 많은 보육가족들은 기자회견, 면담 등을 통해 설득과 협의의 과정들을 이끌어 냈다.

보육대란을 막아낸 것은 어느 한 기관의 노력이 아니다. 도의회, 도, 도교육청, 그 동안 불안과 걱정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많은 보육가족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함께 해 준 도민 모두의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물론 누리과정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하반기 누리과정 예산 집행 여부는 아직 답보 상태고 도교육청의 재의 요구는 진행 중이다.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기관 간 충분한 대화와 협의, 각자 입장의 중지를 모아 어떻게 해결해 갈지를 고민하고 서로가 설득과 대안을 제시하면서 갈등을 해결해 가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직도 갈 길은 멀다. 하지만 혼자 가려 하지 않고 함께 가려 한다면 도달하지 못 할 곳은 없다.

하반기에는 도민들에게 불안과 걱정을 안겨주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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