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수배 중이라 파악 불가
중학생 1명도 몰라… 수사의뢰
도교육청, 관리 강화 대책 마련

▲ 류재황 충북도교육청 교육국장이 21일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살 딸 암매장 사건에 대한 개요 및 향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임동빈기자

[충청일보 장병갑기자] 충북지역에 장기간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미취학 초등학생'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교육당국과 경찰이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주 A초등학교에서 기록상으로는 입학한 것으로 처리됐으나 3년째 장기 결석해 정원 외 관리 대상이었던 안승아양이 욕조에서 가혹행위를 당해 숨진 뒤 부모에 의해 암매장된 사실이 5년이 지나서야 드러났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정당한 사유 없이 7일 이상 무단결석하거나 3개월 이상 장기결석해 정원 외로 관리되는 학생을 전수조사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미취학 초등학생 11명과 미진학·장기결석 중학생 129명을 대상으로 소재를 파악해 왔다.

도교육청은 해당 학교, 교육지원청, 주민센터 등과 함께 6차례에 걸쳐 합동 점검을 벌여 소재가 불명한 청주 B초등학교의 미취학 학생 1명과 중학생 7명 등 8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초등학생은 부모가 수배 중으로 함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나머지 중학생 7명은 가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6명은 가족 또는 친구와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명은 누구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교육청은 안양 사건과 관련, 미취학·장기결석 초등학생, 미진학·장기결석 중학생 보고 누락자가 더 있는지 긴급 파악할 것을 이날 일선 초·중학교에 지시했다. 경찰은 제2의 안양 사건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안양의 소재 파악을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안양 가족이 '도피' 중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부부는 수억원대 사기 사건에 연루돼 안양을 데리고 잠적했고, 2013년 11월쯤지명 수배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 가족은 그동안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기록조차 남기지 않은 채 숨어 지내고 있다. 경찰은 부부의 친인척을 통해 수소문해봤지만 안양 가족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다.  지난해 안양 할아버지 장례식 때도 그 가족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미취학(미진학) 및 무단결석 학생 관리 종합대책(안)을 마련했다.

도교육청은 의무취학 유예 신청 시 아이를 동반토록 한 것을 비롯해 지자체·경찰과 함께 장기결석 학생 대면 점검, 미취학·무단 결석 시 익일부터 유관기관과 면밀한 조사 시행, 정원 외 관리 학생 학적관리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업무가 각 부서로 나눠져 있어 세밀한 관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도교육청 업무 담당자와 외부 지원 기관이 참여하는 '의무교육 학생관리위원회'를 구성, 유관 기관 간의 긴밀한 공조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초·중학교는 정기적으로 유예 및 정원 외 관리 학생의 상황을 파악해 보고하고 도교육청은 즉시 현장 점검을 통해 소재를 파악한 뒤 아동 학대나 실종이 의심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형식으로 이 위원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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