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서울본부 국회담당 김홍민 부장

 

[충청일보 서울본부 국회담당 김홍민 부장] 20대 총선의 새누리당 충청권 당선인들이 선거 일주일만인 지난달 20일 대전에서 회동해 정치권과 지역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1당을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줬지만 총 27석이 걸린 충청권에서는 더민주에 앞서 여당 내에서 지역 당선인들의 활약이 기대됐기 때문이다.이날 만찬은 충북의 4선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과 충남 3선 이명수 의원(아산 갑)이 동료 당선인들에게 연락하며 주도해 충청권의 새누리당 당선인 14명(대전 3명, 충남 6명, 충북 5명) 전원과 비례대표로 유민봉·최연혜 당선인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저녁 식사자리를 겸한 회동에서 앞으로 누가 당직에 도전하고 어떤 역할을 하겠다는 정치적 행보보다는 총선 참패로 혼란에 빠진 당 정상화에 충청권이 나서서 역할을 하자는데 의기투합했다고 외부에 전했다.

◇기대만 컸던 당선인 회동

하지만 이후 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에 정진석 당선인(공주·부여·청양)은 3선 김광림 의원(경북 안동, 정책위의장 후보)을 파트너로 해 원내대표 후보로 나섰고, 이명수 의원은 정책위의장 후보로 4선 고지에 오른 유기준 의원(부산 서구, 원내대표 후보)과 한조를 이뤄 도전했다.

3파전으로 전개된 이번 선거에서 정 당선인과 이 의원이 각각 다른 조로 출마하며 원내대표든 정책위의장이든 충청권 당선인들의 당 지도부 입성 확률을 높였다. 결과는 정 당선인이 원내대표에 선출돼 당 교섭단체의 대표가 됐다.

이런 과정에서 충북권 당선인들은 5명이나 포진했음에도 누구 한명 거론되지 않았다. 정우택 의원은 대권이나 당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하지만 이날 회동에서는 이와 관련돼 별로 논의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경대수·박덕흠·이종배 의원은 재선그룹이라 이번 선거 후보군의 대상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왠지 개운치 않은 점은 충북에서 바라봤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더민주에서도 상황이 비슷해서다.

4선에 오른 변재일 의원(청주 청원)은 당선 인터뷰에서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밝혔었다. 그러나 대전 유성구의 이상민 의원도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자 충청권 단일화를 이유로 출마를 중도 포기했다. 1년 후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다며 이번엔 양보했다지만 변 의원이 이 의원에게 양보할 정도로 당내 위상이나 경력에서 밀리지 않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 원내대표는 막강한 자리다. 막강한 영향력으로 지역을 위해 할 일들이 무수히 많다. 19대 국회에서 당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정부부처를 대상으로 지역 현안 해결에 여러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주변의 반대에도 재선의 홍문표 의원(홍성·예산)을 예결위원장에 선임한 것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예결위원장은 국가예산안을 심의·확정하는 예결위 수장으로, 각 부처 장관들도 읍소하는 국회 요직이다. 통상 3선 의원이 맡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재선 출신 예결위원장은 극히 드문 경우다.

이런 역할로 충북에서는 원내대표 도전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는 점에 결국 지역 정치권의 한계가 드러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특히 곧 있을 원 구성에서 충북의 중진의원들은 이미 상임위원장을 지내 국회 관례상 20대에서 상임위원장을 다시 맡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더민주 도종환(청주 흥덕)·새누리 경대수 의원(증평·진천·음성) 등 재선 그룹에서는 잘해야 상임위 간사를 맡을 것이란 의견이다.

◇충북권, 지역 정치인 적극 지지 나서야

안성호 충북대 교수는 "대전·충남권이 인구와 의석수가 충북에 비해 많다는 이유 등으로 주요 현안에서 충북에 양보하지 않고 주도권을 쥐려하는 경향이 많았다"며 "충북 정치인들의 역할 향상을 위해 충북도민들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재경 대전·충남 모임의 모 대표는 지역 언론사 정치부장들에게 전화해 정 당선인의 원내대표 선출에 각별한 관심과 격려를 당부했던 것이 아직도 귓가에 남는다. 충북권도 지역 정치인들의 더 많은 활약을 기대하기에 앞서 이들을 지지하고 도울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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