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행방불명 지적장애 40대
60대 축사 주인이 18년간 노동 착취
쪽방 생활하다 탈출… 대인기피 증세
[충청일보 신정훈기자]40대 지적장애인이 18년 동안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일만 해온 사실이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청주청원경찰서는 충북 청주시에서 젖소 축사를 운영하는 K씨(68)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K씨는 1997년부터 최근까지 18년 동안 지적장애(2급)를 앓고 있는 A씨(48)에게 일은 시키면서 임금은 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소 40여마리를 키우는 축사에서 매일 늦은 밤까지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축사 옆 쪽방(6.6㎡)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동네 사람들은 A씨를 '만득이'라고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경찰에서 "돈을 준 적은 없다" 면서도 "일을 강제로 시킨 적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4일 축사를 탈출한 A씨를 인근 마을에서 발견해 보호하고 있다. A씨는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하고, 사람을 무서워하는 대인기피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관련된 행정 관련 서류에는 2급 지적장애등급을 받았으나 20여년 전 행방불명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 신고도 없었다. A씨의 주민등록상에는 현재 어머니가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몸에서 학대 등의 외상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K씨 등에 대한 혐의 적용은 조사를 끝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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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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