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행사 담당 공무원 은폐 지시… 경찰 조사
조직적 범행 판단… 윗선 개입 수사 확대

[충청일보 신정훈기자] 속보=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조직위원회 차량 사고와 관련, 행사 담당 공무원이 사고를 은폐하도록 지시를 내린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공무원은 무면허 직원이 운전하다 단독사고를 낸 사실을 보고받은 뒤 운전자를 교체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자 5면>

청주상당경찰서는 7일 무면허로 운전하다 사고를 낸 운전자를 바꾸도록 지시하고 사고를 은폐하려 한 혐의(범인은닉, 보험사기 교사 등)로 세계무예마스터십 조직위 담당 공무원 A씨 등 관련자 5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5일 오후 5시20분쯤 충북 청주시 상당공원 인근 도로에서 무면허 상태인 B씨(26)가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조직위원회 12인승 스타렉스 승합차를 몰다 지하도 벽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자 조직적으로 운전자를 바꾸고 사고를 은폐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가 나자 B씨는 자신이 2종보통면허만을 소지하고 있어 12인승 승합차를 운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담당 공무원 A씨와 또 다른 조직위 관계자 C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들은 B씨에게 면허가 있는 사람으로 운전자를 바꾸고 현장을 벗어나라고 지시했다.

조직위 공무원 A씨는 1종보통면허를 소지한 조직위 소속 아르바이트생 D씨(26)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본인이 운전한 것처럼 속여 보험을 접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D씨는 지시를 받은대로 사고현장에서 본인이 직접 운전을 했다고 속여 보험을 접수하고, 경찰조사에서도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로 진술했다.

사고현장에 있던 세계무예마스터십 차량 총괄담당자로 알려진 E씨 역시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보험접수 및 사고처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조직적 범행은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사실을 목격한 시민의 제보로 들통이 났다.

목격자 Q씨는 경찰에서 "사고를 낸 사람은 온데간데없고 한참이 지나자 엉뚱한 사람이 운전자라며 사고처리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사고 현장 인근 CC(폐쇄회로)TV를 분석해 운전자가 뒤바뀐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을 불러 조사를 벌였다.

이들 대부분은 경찰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했지만 조직위 공무원 A씨는 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다른 조직위 윗선의 지시는 없었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적으로 공무원의 지시에 따라 사고은폐를 시도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아직 조사에 응하지 않는 나머지 피의자 조사가 마무리 되는 대로 이들을 무면허 운전, 범인은닉, 보험사기 및 교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신병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지난 5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상당공원 인근에서 사고가 난 세계무예마스터십 조직위원회 승합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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