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1100여년 추정… 두견주와 2대 명물
고려 복지겸 장군과 딸 관련 설화로 유명

[당진=충청일보 최근석기자] 충남 당진시 면천면 성상리 옛 면천초교 부지 안에 있는 오래된 은행나무 두 그루(사진)가 최근 문화재청으로부터 천연기념물 551호로 지정됐다.
지난 9일 당진시에 따르면 수령이 1100여 년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고려 초기 심어진 것으로 보이는 이 나무들은 두견주와 함께 면천지역 대표적인 명물로 꼽히며 1990년 충남도 기념물 82호로 지정됐다.
일제 강점기 때까지만 해도 백로가 많이 날아와 앉아 장관을 이뤘다고 전해지며 조선총독부로도 보호수로 지정했다고 알려질 만큼 오래전부터 보존가치를 인정 받아왔다.
면천 은행나무는 고려 개국 공신인 복지겸 장군과 그의 딸 영랑과 관련된 설화로도 유명하다.
면천에 살고 있던 복 장군이 병으로 누워 있을 당시 백약이 무효해 그의 어린 딸 영랑이 아미산에 올라 백일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그런데 기도 백일 째 되던 날 신선이 나타나 두견주를 빚어 100일 후에 마시고 그곳에 은행나무를 심은 뒤 정성을 들이면 나을 수 있다고 해 그대로 따랐더니 장군의 병이 거짓말처럼 치유됐다는 이야기다.
면천 은행나무사랑회 김옥현 회장은 "면천 은행나무가 국가 지정 천연기념물로 승격돼 매우 기쁘다"며 "시민에게 더 사랑 받고 학술적으로나 교육적으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서 후손들에게 면면히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천연기념물 지정은 면천 은행나무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생물학적 가치를 인정 받은 것"이라며 "면천 은행나무의 보존과 함께 교육적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