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조금만 더 할래요" 학생 스스로 원하는 수업
교사들 주제별로 3강좌 개설
선택권 다양… 참여율 높아져
요청 강좌시스템도 추가 운영


[충청일보 김규철기자] 제천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용두산 자락에 포근히 안겨있는 세명고는 비평준화제도로 입학해 자신의 미래를 위한 꿈을 키우기 위해 찾은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명고는 학생들의 미래에 좀 더 나은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자신의 진로를 충분히 탐색하고 노력할 수 있도록 교과교실제를 통한 깊이 있는 수업, 학생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선택형 방과후 프로그램, 학생 개개인의 자기주도적 지식 탐구 여건 마련을 위한 교과 연계 및 진로 연계 창의적 체험활동 마련 등 아이들이 경험하는 학교 교육활동 모든 요소에 학생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기회를 다양하게 열어주고 그 속에서 자신이 만들어가는 미래의 진짜 '나'를 발견하도록 하는 것이 세명고가 꿈꾸는 교육이며 학교이다.
◇오늘도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명랑한 발표소리에 학교는 불을 끌 수 없다.
세명고의 과거 방과후학교 수업은 각 과목별 강의를 학급단위로 신청을 받아 정규수업과 같이 짜여진 시간표대로 강의를 듣는 형태였다. 하지만 방과후학교에 대한 만족도와 학생 성취 수준, 참여율 등을 수시로 점검하고 방과후학교 운영에 대한 협의를 수시로 열어 방과후학교의 역할과 주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고민을 한 결과 전 교과 전 영역에 대한 모든 교사의 주제별 최소 3강좌 개설을 하는 파격적 방안을 마련했다.
다양한 수업을 개설하고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줘 다양한 지적 탐구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렇게 되자 자연스레 폐강되는 강좌도 있고 희망자가 많아 추가 강좌를 열어야 되는 강좌도 있어 과정은 또 다른 다양한 수업 설계라는 학교의 부담은 컸으나 반대로 학생들의 만족도와 참여율은 무척 높아졌다.
◇아이들이 원하는 수업, 아이들을 위한 수업
이렇게 선택형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세명고는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교사에게 요청하는 요청강좌 시스템을 추가로 구성했다.
어떤 주제로 어떤 형태의 수업을 어떻게 들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학생들이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해 지도교사를 찾고 강좌 개설을 요청하면 교사는 해당 강좌를 열어주고 수업자료를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강의를 이끌어 나간다. 당연히 학생들 스스로 원하는 강좌이기에 만족도와 출석률은 100%에 가깝다. 사교육보다 학교교육을 선호하며 교사와 학교에 대한 믿음 또한 커진 것이 큰 수확이다.
교사도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어떤 것이 진정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늘 고민하고 있어 이 또한 노력하는 학교, 노력하는 교사라는 좋은 이미지를 쌓고 있다. '아이들이 원하는 수업은 아이들을 위한 수업'이라는 생각은 이제 모두가 확신한다.
◇선생님 우리 조금 더 공부할래요.
학생 선택 중심형 방과후학교를 진행하며 학생들의 교육적 요구는 교사들이 생각이나 기대보다 훨씬 높아졌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위해 또다시 창의·융합형 수업을 선택했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교과에서 다관점으로 이를 탐색하고 과목별 지식 연계형 수업안을 고안하고 학생들에게 지도했다.
물론 수업 준비를 위해 다교과 교사가 자주 만나야 했고 자연스럽게 학생 생활지도 및 수업 관심도와 밀도가 높아지는 여러 가지 좋은 결과도 추가로 얻을 수 있었다.
이제 아이들은 한 교실에서 한 교사에게만 수업을 듣지 않는다. 원하는 만큼 교사를 선택하고 원하는 만큼 교과를 선택하며 원하는 만큼 다양하게 수업을 엮어 자신만의 지식 재구성의 독창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는 아이들이 쉬는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쉬는 시간에도 교사와 교실에서 추가 자료와 보충 자료를 놓고 토론과 토의를 벌이는 모습이 많아 졌다.
이제 아이들은 자연스레 "선생님 조금만 더 할래요"라는 말이 버릇처럼 되어 버렸다.
권석현 세명고 교장은 "오늘날 교육의 위기는 교육의 목표가 잘못됐기 때문도 아니고 노력을 적게 해서도 아니라, 학교 교육에서 반드시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이 입학할 때보다 졸업할 때 더욱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꿈"이라고 소망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