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아파트서 일가족 자살 '충격']
주유소 실패로 수십억 떠안자 극단적 선택
아내와 10대 두 딸까지 동반… 유서도 남겨

▲ 19일 오후 9시1분쯤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관계자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임동빈기자

[충청일보 신정훈기자] "인사성도 밝고 사람 참 좋았는데…."

'딸바보' 아빠와 엄마 그리고 두 딸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가장의 빚 때문에 스스로 하늘나라로 떠났다.

충북 청주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던 A씨(44)와 아내 B씨(40), 중학교에 다니는 큰딸(15)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막내딸(12). 이들 가족은 남부럽지 않은 단란한 가정이었다.

평소 딸아이를 위해 학교 운영위원회를 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할 만큼 A씨는 흔히들 부르던 '딸바보'였다고 주위 사람들은 전했다. 40대 초반에 주유소 2곳을 운영하는 등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성공한 가장이면서 자상한 아빠로 보였다. 

하지만 지난 19일 오후 9시1분쯤 A씨는 아내 B씨와 두 딸과 함께 190㎡의 넓고 화려한 아파트의 한 쪽 아이들 침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 가족이 발견된 방 안에서는 가스통과 수면제, A씨 부부와 큰딸이 남긴 유서가 각각 발견됐다.

이들이 남긴 유서에는 그 동안 남들에게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부인 B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인 이날 오후 3시쯤 친정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막막하기만 한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화를 끊기 전에는 '미안하다'는 말만 수차례 반복했다.

이런 상황이 걱정된 아버지는 계속된 연락에도 딸이 전화를 받지않자 부랴부랴 이날 오후 집을 찾았지만 이미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난 뒤였다.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데는 수십억에 달하는 감당하기 어려웠던 빚 때문으로 알려졌다.

A씨는 우후죽순 들어서는 주유소 탓에 운영난에 시달렸다. 이 때 지인의 사업에 친지들과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투자를 하기 시작했지만 투자했던 사업이 잘 안 되면서 빚더미에 앉은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경제난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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