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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수요일] 썩은 과일이 섞여있을 때, 환불 가능할까?
서한솔 기자  |  rachel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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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1  16: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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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곳곳에서 일어나는 곤혹스러운 일들! 누가 잘못했는지 알 수 없는 애매한 일들. 여러분의 고민을 털어 놓으세요. 유달준 변호사가 명쾌하게 해결해드립니다.

 

긴 추석연휴를 보내고 이제 한숨을 좀 돌리고 있는 주부A입니다. 제가 이번 추석 때 제사상에 올리려고 과일을 사러 시장에 갔었는데요. 아니 글쎄 황당한 일을 겪었답니다. 그래도 제사상에 올라가는 거고 우리 가족들이 먹을 거라서 평소 자주 가는 과일가게에서 제일 좋은 과일을 샀어요. 단골가게라서 그냥 믿고 일반 과일보다 더 비싼 가격등급의 사과, 배, 포도 등을 사서 집에 왔죠. 다음날 전을 부치고 과일박스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박스 위에는 좋은 사과가 있는데, 아래에 군데군데 썩은 사과가 있지 뭐에요. 다시 그 과일가게로 찾아갔습니다.

   
 

주부A: 이모님, 저 어제 여기서 과일 사갔는데요.

과일가게 아주머니: 아 네~! 왜 과일 더 필요해요?

주부A: 아니 오늘 과일상자를 열어서 몇 개 먹고 아래를 봤는데 이거 보세요. 사과가 이렇게 썩은 게 나오지 뭐에요. 한두 개도 아니고 제사상 올릴 건데, 이러면 안 되죠.

과일가게 아주머니: 무슨 소리에요. 우리집은 과일 하나하나 품질검수를 하는데, 보관을 잘못한 거겠죠. 지금까지 장사하면서 이런 일은 없었다고요.

주부A: 아니 지금까지 없었다고 앞으로도 없나요? 좋은 사과가 하루 보관 잘못한다고 이렇게 하루 만에 썩을 수가 있어요?

과일가게 아주머니: 이것 보세요. 사과도 벌써 한두 개 까먹고 환불해달라니요.

주부A: 그건 사과 썩은 걸 알기 전이죠. 저도 모르게 먹은 거예요. 정말 치사하게, 그럼 이것 빼고 환불해시면 되겠네요.

과일가게 아주머니: 저희 가게는 환불 안 됩니다. 여기 아래 못 보셨어요? 환불 안 된다고 써있죠?

자세히 보니 과일상자 위에 조그마한 글씨로 환불과 교환이 안 된다고 써있더라고요. 요즘 마트나 백화점도 품질이 안 좋으면 다 환불, 교환이 되는데. 아무리 시장이라고 해도 너무 하더라고요. 그래도 시장인심이 좋다고 해서 시장에서 구매했는데 이건 소비자를 ‘호갱’으로 아는 것도 아니고 기분이 불쾌했습니다. 명절에 얼굴 찌푸리기도 싫었는데 말이죠. 위에만 좋은 품질의 과일이 있고 아래 썩은 과일이 있는 경우, 환불받을 수 없나요? 궁금합니다.

 

   
 

서한솔 기자: 추석 연휴 즐겁게 보내셨나요? 오늘은 즐겁고 훈훈해야할 명절에 주부A씨가 불쾌함을 겪었던 이야기를 다뤄볼 텐데요. A씨가 과일가게에서 과일상자를 샀는데, 사과박스 위에는 온전한 사과가 있었지만 아래는 썩은 사과가 발견돼 환불을 요구하면서 일어난 갈등 문제입니다. 이런 경험 겪어보신 분들 꽤 있을 것 같은데요. 유 변호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유달준 변호사: 네~ 정이 넘치는 전통시장이라는 구호와 달리 좀 난감한 상황을 맞이하셨네요. 과일가게 주인이 사과하고 아주 쿨하게 환불을 해주셨다면 더욱 좋았을텐데요. 이러한 점들 때문에 젊은 사람들 사이에선 전통시장 보다는 마트나 백화점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가 생긴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한솔 기자: 맞아요. 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난 후 환불이나 교환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일이 종종 있는데요. 이 때문에 오히려 마트,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구입하는 것이 불필요한 감정소모가 없어서 편하다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지요. 그렇다면 주부A씨가 환불을 받을 수 있을까요?

유달준 변호사: 환불을 받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환불은 법률적으로 계약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을 의미합니다. 마트나 백화점에서 내건 ‘맛이 없을 경우 환불해드립니다’와 같은 문구는 임의해제사유를 의미합니다. 맛이 없다는 것은 주관적인 기준에 의해서이지만, 이런 문구를 내건 경우에는 대부분 고객이 해제 후 원상회복을 요청하면 그에 동의를 하여 합의해제라는 새로운 계약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서한솔 기자: 제품이 불량이기 때문에 환불을 요청한다고 해도 계약이 해지될 수 있는 조건이 성립되어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그렇다면 사과상자를 구매한 A씨 입장에서는 억울할 것 같은데요.

유달준 변호사: 위 경우처럼 상대방이 해제요구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임의해제사유를 약정으로 정하거나, 법에서 정한 법정해제권 사유가 존재해야 합니다. 가게 측에서는 환불, 교환이 안 된다는 입장이므로 임의해제사유는 존재하지 않아 그로 인한 해제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민법에서 정한 매도인의 담보책임 규정에 따른 해제는 가능할 수 있습니다. 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해제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한솔 기자: 말씀하신 규정에 따르면 이 사연의 경우도 해제사유를 적용할 수 있겠네요.

유달준 변호사: 제수용 과일이라는 것을 알리고 구매했는데 과일이 썩어 있어서 제사에 과일을 올릴 수 없을 정도라면 이는 해제사유에 해당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 정도에 이르지 못한다면 해제는 어렵고 손해배상청구만 가능합니다. 총 과일대금을 개수로 나누어 1개의 과일단가를 계산한 후 썩은 과일개수를 곱하면 그 금액이 손해액이 될 것입니다.

 

서한솔 기자: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는 점도 잘 유념해 두어야 겠네요~ 앞으로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유달준 변호사: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구매의사를 불러일으킬만한 좋은 과일을 위에 전시하고, 보이지 않는 부분엔 상대적으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건을 두게 마련이긴 합니다만, 속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가 된다면 이는 신뢰성에 훼손을 주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해가 될 것입니다. 과일 등 신선제품을 구매하면서 보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경우에는 눈으로 확인을 시켜줄 수 있는지 물어보고, 확인 후 상품에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해줄 수 있는지를 판매자의 기분이 나쁘지 않는 선에서 미리 알아보는 것도 이러한 분쟁을 사전에 막는 요령이라 하겠습니다.

 

서한솔 기자: 네~ 과일을 샀는데 안에 썩은 과일을 발견했을 경우, 기분 언짢으셨던 분들 계셨을 텐데요. 오늘 이야기가 그런 시민 분들께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오늘 좋은 말씀 주신 유안 법률사무소 대표 유달준 변호사님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똑똑한 수요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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