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들, 더민주에 "정쟁 그만두자" 촉구
송태영 도당 위원장 "MRO, 李 지사에 책임"

▲ 송태영 새누리 충북도당 위원장이 27일 도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시종 지사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임동빈기자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새누리당 충북도당과 충북도의회 새누리당 의원들이 불협화음을 내는 모습이다.

새누리 도의원들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에 "장외 논쟁을 피하고 항공 MRO 특위에 참여, 원인과 책임을 함께 규명하자"면서 "정쟁을 그만두자"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가 있은지 하루 만인 27일 새누리 충북도당 송태영 위원장이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시종 지사의 실책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도의회에서 정쟁을 하지 말자는 의견과 완전히 배치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도의회 항공MRO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 엄재창 의원은 "송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이 지사 책임론을 꺼내든 게 당이 앞장서 정치 쟁점화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송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청주공항 MRO 사태를 계기로 이 지사가 청주 발전을 너무 소홀히 하지 않느냐는 의혹이 강하게 든다"며 "재임 기간을 돌아보면 전시성 이벤트에 혈세를 낭비하는 실정이 많았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송 위원장은 특히 "MRO와 오송역세권 개발 실패, 제2경부고속도로와 관련된 오락가락 행태, 무예마스터십에서 보여준 무능과 독선은 행정의 달인이 아니라 여론을 호도하는 선동가가 아닌가 싶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세종의 이해찬 의원 같은 인사들이 호시탐탐 충북과 청주 위상을 흔들고 있는 시점임을 감안하면 이 지사의 행태는 너무도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위원장의 회견 소식에 새누리 도의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 했다.

새누리의 한 의원은 "의회에서 하면 될 일을 당이 굳이 나서야 했었는지 판단이 안 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새누리 도의원들은 전날 "항공MRO 특위에서 의혹을 규명하면 되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자처해 책임론을 거론하지 말라"고 당부까지 했던 상황이다.

송 위원장의 기자회견으로 새누리당 도의원들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일관적인 방향성이 필요한 데 예상치 못 한 곳에서 흔들어 놓은 격이다.

이와 관련, 송 위원장은 "이번 기자회견은 항공MRO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전반적으로 그동안 이 지사의 실정에 대한 지적이었다"며 "도의회와 다르게 움직이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송 위원장의 이날 기자회견은 김양희 의장을 비롯해 어떤 도의원도 알지 못 한 채 이뤄지면서 송 위원장이 도의회를 외면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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