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강일 • 제2사회부장

▲강일 • 제2사회부장
어릴적 배운 교훈이 있다. 백지장도 마주들면 더욱 가벼워진다. 아무리 쉬운 일이지만 힘을 합하면 더욱 쉬워진다.

비슷한 경우지만 잘 부러지는 한 개의 나뭇가지도 여러 개 묶어놓으면 부러뜨리기쉽지 않다.

결국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는 말과 같이 힘을 합치면 일을 수월하게 풀어 갈수 있음을 의미한다.정치적으로 충청도는 항시 이니셔티브를쥐지 못해 온 것이 사실이다.

경상도지방과 전라도지방이 정치적 이슈를 선점해왔다. 그럼에도 전라도지방은 우리 충청도보다도 더욱 '소외론' 을 들먹여 왔다.


정작 소외를당하다 못해 설움을 당해 온 것이 우리 충청도라는 사실이다.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충청도는 이니셔티브는 아니더라도 캐스팅보트를 쥐었다.
대권을 쥐기 위해선 충청의 표가 필요했다.구태의연한 과거사가 됐지만 충청의 표심이 대권을 결정했다.

이를 위해선 충청의 표 결집이 필요했다. 충청도의 민심이 사분오열 됐다면 캐스팅보트 역할은 없었을 것이다.

충청도민의 끈기와 저력

충청도민의 근저에는 끈기가 있다.
이 끈기는 처음에는 잘 내보이지 않다가 한번 불붙으면 마른장작 타듯이 활활 번저간다.
이때는 그 누구도 말릴 수도 없을 만큼 대단한 힘을 발한다.

사회 경제적으로 올초 충북도민의 힘을보여준 사례가 있다.
청주시, 나아가 충북도의 미래를 좌우할 지도 모른다는 절박감속에 하이닉스를 유치하려는 민 관의 힘이활활 타올랐다.

자치단체는 200억원대의 직•간접 지원도아끼지 않고 하이닉스 공장 유치에 열과 성의를 다했다.

이때는 여야의 구분도 없이 단체장과 국회의원간의 협조도 잘 이뤄졌다.지방의회는 나름대로 성명서를 발표하고하이닉스 사장과의 면담을 이끌어 내는 등전 도민이 한마음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도민의 힘을 확실히 보여준 것은 지난 1월에 열린 하이닉스 유치 시민궐기대회다.
2만여명의 시민이 이 자리에 참석, 하이닉스 유치에 대한 도민의 의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다른 어느 시 도에서도 이러한시민대회는 찾기 쉽지 않다.

과거 1970년대나 1980년대에 학생과 시민을 동원했던 독재시대에나 가능했던 일을 2007년 1월에 충북도민은 자발적으로하이닉스 유치에 힘을 합했다.

보다 명확한 입장 표현 필요

그럼에도 최근 청원군 일부지역의 세종시 편입을 둘러싸고는 각계각층의 뜨뜨미지근한 태도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물론이고 지역 국회의원, 지자체 의원 누구도 편입반대에 대한 적극적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해당 지역의 지자체와 의회, 사회단체, 주민들이 편입반대를 위한 각종 행동을 보여주고 있음이다.

하이닉스를 유치하려고 보여줬던 단합은어디론가 자취를 감췄다.
"목마른 놈이 샘판다" 는 속담처럼 '청원' 지역과 관계있는단체나 주민만이 애간장 탄다.

물론 적극적이지 않는 자치단체나 의원들도 청원의 세종시 편입에 대해선 원칙적반대입장 을 말한다.

충북도도 그렇고 청주시도 그렇다.
충북지역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그럼에도 반대를 위한 행동에는 인색하다.

"세종시 편입에 대한 반대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나중에 이야기 하자는 식이다.

표를 먹고 사는 자치단체장이나 의원들이 표를 던지는 지역민의 눈치를 보는 것은당연하다.그렇다면 주민의 의견을 대표하는 것도단체장이나 의원의 몫이다.

원칙적으로만반대를 외칠 것이 아니라 행동도 그렇게 해야 한다.
아니라면 속에 담고 있는 '찬성'에 대한 논리를 당당히 밝혀야 한다.
'청원군의 세종시 편입반대' 입장은 백짓장을 맞들 사례에 해당되지 않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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