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간눈, 이달 4명 작가 전시
이민정·문민정·쥰킴·김민지 등

[충청일보 오태경기자] 대안공간눈에서 오는 31일까지 이민정의 '지하층 Lower Ground Floor'전과 문민정의 'VACANCY-TIME'전이 열린다.
대안공간눈 자기만의 방에서 진행되는 이민정 작가의 '지하층 Lower Grand Floor'전은 플립북 형식의 책 조각을 중심으로 한 설치를 통해 지상의 전시 공간에 상상의 지하 공간을 구현하고자 하는 전시다.
작가는 몸이 속한 실제의 물리적 공간과 상상 속에 존재하는 심리적 공간의 상이한 대립을 통해 인간 내면의 의식 속에서 존재하는 공간들을 조각해 시공간의 의미를 재창출한다.
일상 공간을 구성하는 익숙한 실내 건축 자재들은 그 고유하고 전형적인 위치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구조와 형식으로 풀어낸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비가시적인 공간 속에 재설치된다.
실내 건축 자재들이 구축하고 있는 본래의 장소성을 해체하고 작가가 창조한 새로운 장소성 속으로 재배치하는 작업은 인간의 인지능력이 갖는 의외성을 환기하며 가상과 현실의 미묘한 경계를 드러낸다.

문민정의 'VACANCY-TIME'전은 대안공간눈 윈도우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문민정의 'VACANCY'시리즈는 공석에 대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텅 비었지만 꽉 찬 아이러니들로 이야기 한다.
사회적인 의미에서 공석은 비어있는 공간 같지만 그 이면에는 이 공석을 차지하기 위한 수많은 탐욕과 권력욕이 도사리고 있다.
'VACANCY'시리즈는 이 빈 공간이 지니는 사회적인 의미들을 탐색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현대인들의 이면에 자리잡힌 심리적 모순들을 탐구한다.
또 오는 27일까지 대안공간 눈에서 쥰킴의 'Pillow House'전과 김민지의 '반짝반짝 빛나는'전이 진행된다.

쥰킴 작가는 집이라는 공간이 선사하는 환상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 연구하며, 그 환상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감정의 변화에 대해 시각적 재현을 시도한다.
한 공간 안에 서로 섞여있는 다양한 형태와 색채의 조합은 시공간을 분절해 재구성 했던 피카소의 큐비즘과 시각적인 유사성을 같이 한다.
하나의 섬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돼 창조된 새로운 공간 안에서는 노마딕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 대한 연민과 집이라는 안정감이 불러일으키는 안락한 향수가 흘러나온다.

김민지는 타인과 나와의 관계를 주제로 작업을 한다. 친밀했던 타인과의 찰나의 헤어짐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을 작품에 담아낸다.
감정은 언어로 발화되는 순간 기표와 기의라는 언어의 틀에 의해 분절되며 그 이면에 존재하는 여분의 감정들이 삭제된다.
작가는 그 삭제된 감정들이 불러일으키는 허무를 길어 올려 하나의 픽션으로 재구성해 영상 속에 담아낸다.
또한 그 영상들이 관객과 만났을 때 불러일으키게 될 피상성의 심리기제를 통해 인간과 인간간의 관계가 가져다주는 영원히 공유될 수 없는 표피적인 감정교류의 속성을 다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