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민 국회담당 부장

[김홍민 국회담당 부장] 충청권 공조의 산물인 세종시에서 촉발된 'KTX 세종역' 추진이 충청권 내분의 핵심요인으로 부상했다.
관련 인사들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어서 이를 바라보는 지역주민들은 황망할 따름이다.
같은 당 식구들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해결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KTX 세종역' 설치를 반대하는 이시종 충북지사와 도종환 의원(청주 흥덕)은 지난주 각각 이춘희 세종시장과 이해찬 의원(세종)실로 전화해 주말 4자 회동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시장과 이 의원 모두 이런저런 이유로 만남 자체를 거부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 시장은 이 지사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과 일정조율이 안됐다며 추후 일정을 맞춰 만나자고 했고, 도 의원은 이 의원실 보좌관을 통해 이 의원이 지역행사에 참석중이라며 그와 전화통화도 못했다.

◇이해찬·이춘희 입장 확고

이 시장과 이 의원은 충북 이 지사와 도 의원을 만나봤자 서로 입장차만 확인할 뿐 회동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총선 공약으로 'KTX 세종역' 설치를 내세웠고, 무소속이란 불리한 상황에서도 당선돼 복당한 만큼 입장이 확고하다.
이 의원과 지역적·정치적으로 한 몸인 이 시장 역시 여러 차례 'KTX 세종역' 설치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이런 이들이 충북과 공주지역에서 반대한다고 세종역 추진을 중도에 포기하는, 정치생명을 스스로 끊는 일을 자초할리 없다.
더민주 충북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의원과 이 시장의 출구전략(퇴로)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용역결과 발표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용역 의뢰 과정이 어찌됐건 객관적 수치인 타당성 조사 결과가 사업추진 기준치 이하로 나와야 이 의원과 이 시장의 'KTX 세종역' 추진 포기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지사, 세종역 비효율성 공감대 형성 중요

하지만 이 지사 입장에서는 이때까지 마냥 기다리고 바라만 볼 수는 없다.
계속되는 여당의 비난을 차단하고, 불안해하는 충북도민을 안심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지사의 발길이 분주하다.
이 지사는 우선 타당성 조사 추진 자체를 반대하면서, 만약 타당성 조사가 진행된다면 조사결과가 사업추진 불가로 나오도록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정치적 행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정·관·학계 인사들을 만나 세종역 신설의 비효율성과 충청권 공조의 위기 등 부정적인 요인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조를 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충청권 내에서도 충남·대전과 협력관계를 형성하면서 세종과도 대화를 통해 상생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