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 혁신도시 방문
"상생 방안 찾을 것" 원론적 입장 밝혀
송민순 회고록 논란 관련 "질문 말아달라"

▲ [충청일보 권보람기자] 충북을 방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8일 진천군 공립석장어린이집에서 어린이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충청일보 지역종합]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가 KTX세종역 신설 논란에 대해 첨예한 대립관계인 충남·북과 세종을 의식한 듯 지극히 원론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문 전 대표는 18일 충북 혁신도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세종역 신설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KTX세종역 신설 논란이 일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더민주 소속 자치단체장들과 국회의원들이 많기 때문에 각 지역이 상생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는 충북과 세종시를 운행하는 택시 요금 문제가 잘 협의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방문지 충북을 조금은 의식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더이상은 말을 아껴 자칫 발생할 수도 있는 향후 파장을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문 전 대표는 또 이슈로 떠오른 '송민순 회고록 폭로' 사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 질문은 안 하기로 했지 않느냐"며 상당히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충북 진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기자들이 '송민순 회고록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데 북한에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사전통보를 했느냐, 동의를 구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럼에도 기자들이 '사전에 북한에 동의를 구했냐'며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상황에 대해 질문을 계속하자 문 전 대표는 "기억이 좋은 분들에게 들으라"고 잘라 말했다.

KTX세종역 신설과 관련된 문 전 대표의 답변 내용이 전해지면서 새누리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문 전 대표는 KTX세종역 설치 논란에 대해 '더민주 소속 단체장들과 지역 정치권이 잘 협의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표명하며 슬그머니 발을 빼는 듯한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KTX 세종역 신설은 어불성설'이라며 적극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과 대비된다"며 "지난 2005년 충북 오송이 호남고속철 분기역을 놓고 대전, 천안 등과 경쟁할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경제 논리 차원에서 오송분기역이 타당하다고 공개발언한 것과도 비교할되는 부끄러운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성토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진천군청, 충북혁신도시와 괴산 아이쿱 유기농 생산단지를 차례로 방문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어 단양 구인사를 예방해 정국 현안에 대한 불교계 지도자들의 조언을 들었다.

문 전 대표는 19일 제천 의병광장 소녀상을 둘러보고 농민 한마당 행사장을 찾아 농민들과 쌀값 폭락 문제를 논의하는 등 민생탐방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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