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사퇴·거국내각 이견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새누리당이 '최순실 비선 실세 파문'과 관련, 내홍 조짐인 가운데 충청권 여당 의원 14명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31일 여당 관계자에 따르면 비박(비박근혜)계와 일부 중립 성향 의원 중심으로 당 지도부 총사퇴 촉구를 결의한 이날 국회 의원회관 긴급 회동에 충청권에선 경대수(증평·진천·음성)·권석창(제천·단양)·홍문표(홍성·예산) 의원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지도부 총 사퇴를 요구한 전날의 '최순실 사태 진상 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에는 경 의원과 정용기(대전 대덕)·성일종(서산·태안) 의원이 참석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요청한 당 지도부에는 정진석(공주·부여·청양)·이장우(대전 동)·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은 당 지도부의 거국중립내각 구성 건의에 반대하며 비판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거국내각은 정치권이 담합해서 권력을 나눠 갖자는 초헌법적인 발상"이라며 "대통령을 식물 대통령으로 만들고 책임은 회피하며 권력만을 누리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발사 위협 대응 관련, 사드 배치 논의에서 각 당의 국무위원들이 서로 의견이 달라 싸움질만 하는 '정쟁 내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명수 의원(아산 갑)은 "거국중립내각과 당 지도부 사퇴로 가는 방향은 맞다"면서도 "다만 지도부 사퇴는 당 내 대화와 협의를 통해  현재의 친박 위주 지도부에서 벗어나 친박도 비박도 아닌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외 이은권 의원(대전 중)은 사태 수습을 우선 강조했고,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보령·서천)은 다른 친박계와 의견을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관료 출신인 박찬우(천안 갑)·이종배(충주) 의원은 "당 지도부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안정적인 교체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하고 "집권여당으로서 국민께 사죄하면서 현 상황을 빨리 수습하는 데 우선 노력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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