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장에 대한 중간재 수출 의존도 커
사드 후폭풍·美 '중국 압박' 땐 직격탄
[충청일보 송근섭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충북의 대미(對美) 수출도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시장의 반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충북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시장이 '트럼프 장벽'과 사드 배치 영향 등으로 위축될 경우 충북에는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와 청주세관 등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충북의 국가별 수출 규모는 중국이 30.1%로 가장 많고, 홍콩이 17.7%로 뒤를 이었다. 미국에 대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2.5%다.
지난 9월 한 달만 살펴보면 중국(29.8%)·홍콩(20.4%)에 대한 수출 비중이 50.2%로 충북 수출의 절반을 차지했다.이처럼 충북 수출에 있어 중국시장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 이후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미국 수출시장 장벽이 높아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덤핑·상계관세 등 각종 수입규제 조치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미국에 대한 직접 수출보다, 중국시장에 대한 미국의 통상압박으로 충북 수출까지 줄어드는 '도미노 현상'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는 당선 전 중국 제품에 붙는 관세율을 45%까지 올리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대미 수출이 80%나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 완제품으로 만들어 미국 등 세계시장에 수출하는 규모가 적지 않다. 때문에 미국의 무역 장벽이 높아질 경우 중국의 '중간재 수입'도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4.6%에 달한다. 올해 충북의 품목별 수출규모를 보면 반도체가 37.6%로 가장 많다. 이어 건전지·축전지(9.5%), 플라스틱 제품(7.4%), 광학기기(5.3%), 기구부품(3.8%) 순이다.
사실상 중국을 통해 미국까지 수출되는 중간재 성격이 강한 품목들이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중국의 수출입 위축이 충북 수출업계에도 직접적인 타격으로 다가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사드 배치에 따른 무역 보복이 본격화 될 경우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충북의 수출구조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미국에 대한 수출전략 만큼이나 중국시장의 반응과 충북의 수출입 실태 등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성백웅 무역협회 충북본부장은 "미국의 중국시장 압박으로 충북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줄어드는 것도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문제는 중국이 충북에서 수입해 가는 품목 중 완제품으로 미국에 다시 수출되는, 즉 중간재 성격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대응방안을 찾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