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민 국회 담당 부장

 

[김홍민 국회담당 부장] 대한민국이 '최순실 사태'로 선장 없는 배처럼 항로를 잃고 혼돈상태에 빠졌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의 핵·미사일 개발 위협은 계속되고 있고,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의 경제·안보 정책이 변화를 예고했음에도 대통령을 위시해 여야 정치지도자들은 국정안정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일본 아베총리는 발 빠르게 트럼프 당선인과 면담 일자를 잡았다고 한다. 우리도 빨리 국정안정을 되찾아야 한다.

◇정유라의 SNS 언급이 공분 계기

지난 12일 서울도심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100만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은 26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정당·노조·시민단체 관계자뿐만 아니라 연인, 부부, 부모와 자녀, 대학생은 물론 한창 공부해야 할 고교생들도 촛불을 들고 참여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에 모든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지만 이처럼 청소년들마저 거리로 나선 것은 최씨의 딸 정유라의 SNS 언급이 불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원인이 됐다는 시각이다.

대다수 학생들은 고액과외나 유명강사의 강의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치열한 대입경쟁으로 내몰리며 원하는 대학에 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정유라는 특혜로 명문대에 입학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학생들과 그 부모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살 철부지 정유라는 "능력없는 네 부모를 원망해라. 돈도 실력이다"라며 자신의 '금수저' 신분을 자랑해 공분을 샀다.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한 이런 상황이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인 박근혜 대통령 임기 중에 일어났고, 정유라는 박 대통령의 측근 딸로 알려지며 국민들의 박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검찰 역할 중요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르면 15∼16일쯤 이뤄질 전망이다. 그동안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 유언비어에 가까운 여러 음모론과 루머가 제기되며 사회적 혼란이 야기됐다. 심리학자 고든 올포트는 '사안이 중대할수록 음모가 더 심하게 퍼진다'고 했다.

국가 원수가 개입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사실관계가 모호할 때 정보를 입수할 방법이 없는 일반시민들은 정확한 정보에 대한 욕구가 강렬하기 때문에 자칫 부정확한 정보들이 만연되면 사회혼란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확하고 신속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중간에 필요시 국민들이 원하는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최씨의 대역설이 회자 됐던 이달 초 검찰이 지문대조를 통해 본인임을 확인·발표하면서 제기된 의혹이 일순간에 사그라진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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