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특성상 이직률 높아 범죄 조회 미흡
연초 일제점검때만 실시… 승객 위험 노출

[충청일보 오태경기자] 속보=여성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도입된 핑크택시 기사에 대한 범죄경력조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29일자 5면>

핑크택시기사는 범죄경력조회가 이뤄진 검증된 기사라는 인식을 가지고 마음놓고 이용하고 있는 여성 승객들의 안전한 이동이 언제 위협받을지 모르는 것이다. 6일 청주시와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청주시에 운행되고 있는 핑크택시는 지난달 기준 89대다.

핑크택시는 도입 당시 여성 승객들이 안심하고 탈 수 있도록 운전기사를 '수호천사'로 위촉하고 해당 운전기사에 대한 성범죄경력조회를 실시해 검증된 기사만 운전할 수 있도록 해 더욱 안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여성 등 교통약자들이 택시 색깔만 봐도 안심하고 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시는 핑크택시 한 대당 160만원의 도색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직률이 높은 택시업계 특성상 운전기사들이 수시로 바뀌다보니 기사들에 대한 범죄경력 조회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충북 경찰은 핑크택시 도입 3년째를 맞은 올해 초 일제점검하는 방식으로 기사들에 대한 범죄경력을 조회하기도 했지만 기사들이 바뀔 때마다 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택시기사 구하기가 어려워 수호천사로 위촉된 기사만 핑크택시를 운행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택시업계 배차 제도로 인해 수호천사가 아닌 기사들이 운행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청주에 현재 운행되고 있는 핑크택시는 89대지만 지난해 기준 수호천사로 위촉된 택시기사는 5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핑크택시를 처음 도입했을 때는 수호천사로 위촉된 기사들만 운전하기도 했지만 기사가 없을 경우에도 택시를 놀릴 수 없어 수호천사로 위촉되지 않은 기사도 운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결국 많은 핑크택시 운전기사들이 수호천사로 위촉되지 않은 채 택시를 운행하고 있지만 핑크택시를 이용하는 여성 승객들은 이 사실도 모른 채 타고 있는 것이다.

시민 유모씨(39·여)는 "핑크택시에 대한 인식이 있다보니 밤늦게 귀가하거나 할 경우 핑크택시를 더 찾게 된다"면서 "그동안 검증된 기사들이라고 생각하고 탔는데 속은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택시업계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경찰서 별로 위촉을 해서 범죄경력조회를 하고 있지만 기사가 자주 바뀌다보니 택시업계도 그때마다 요청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초 전체적으로 확인을 한 적은 있지만 기사가 바뀔 때마다 범죄경력 조회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택시회사와 잘 협조해 기사들이 잘 배정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범죄경력조회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범죄자가 아닌 만큼 시민들이 안심하고 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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