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이 사람 저 사람  붙잡고 악수하는 눈길 끄는 기사가 꽤나 많다. 간판급 정치인까지 이합집산과 물고 뜯는 앞잡이가 되어 뉴스를 즐기지만 뚫린 가슴에 파고든 찬바람보다 섬뜩하다. 권력의 탐욕을 쉽게 실감한다. 아이들은 내일이나 모레쯤으로 대통령선거가 닥친 줄 안다. "아니야. 일년 넘게 남았어."  "그런데 어깨띠는 왜 둘렀나요?"  "글쎄다. 바람을 막으려는 것이겠지." 벌써부터 유난히 분주한 발걸음으로 어울리지 않는 퍼포먼스를 해대니 아이들 눈을 누군들 속일 수 있으랴. '예비 대통령'을 자청하며 편 가르기에 비난 쯤 아랑곳 않는다.

철새들의 기지개

소위 잠룡 중에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도널드 트럼프식 선거스타일을 염두에 둔 채 막무가내로 청와대 꿈을 꿔댄다. 원래, 선거란 사람 피를 말리고 때로는 생명까지 담보하는 후안무치의 싸움이다. 그 진흙탕에서 살아남은 축하 잔영이 멎기도 전, 100만 국민은 청와대 바짝 앞까지 촛불로 민심을 태웠다. 비선 실세 몇몇의 허파에만 빵빵하게 바람 넣은 '사기 통치행위'를 3년 넘게 묵인한 국민들 마음, 촛농보다 훨씬 뜨겁게 타들어 갔을 일이다.

역대 대통령 치적은 평가자에 따라 참으로 다양하다. 분명한 것은 우리의 역사는 모든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감을 실감했다. 박근혜 정부처럼 통치권조차 한 개인(순실언니)에게 넘기다시피 어리버리한 적은 없었다.  겉으론 소통을 숱하게 강조하면서 불통으로 끝장낸 셈이다. 5년 동안 보장해준 권력 구도를 4년 이전에 걷어찼다. 더 이상의 '배신 운운'조차 사치다.

그렇다고 누굴 멘토하고 뭘 훈계할 정치어른도 안 보였다. 정치판의 미꾸라지들이 흙탕물만 일군다. 먹튀로 잠적했던 사람들 철새되어 나타난다. 부끄러운 도덕성의 또 다른 모습, 입 싹 닦고 얼찐거린다. 이무기와 새내기 할 것 없이 내 욕심 먼저니 오묘한 꼼수만 풍년이다. 변화의 봇물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탈출구의 장고(長考)

 교육·정치·경제·사회 등 열반에 오른 인사들 덕분에 많은 국민이 때로는 쩡쩡거리며 위안을 받아 왔다. 그러나 적폐의 두꺼운 가면을 쓴 몇몇 일그러진 영웅 앞에 진정, 찬란한 별은 자기관리란 걸 시사 받는다. 세상은 참으로 좁다. 딴 나라 일도 아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경쟁적으로 추대하려하고 또 어떤 경우는 발바닥이 닳도록 기웃거려 보지만 눈길 한 번 안준다. 인물을 제대로 찾아내야 미래도 함께 성장한다. 여야가 틀어쥐고 내 편과 네 편만을 따지면 다시 촛불 든 거리의 회유다. 잡룡(雜龍)아닌 진짜 '감(material)'은 수입 없이도 가능할까? 이제 기댈 곳조차 잃은 국민감정, 탈출구를 장고(長考)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