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치…역사교과서 국정화·고병원성 AI 확산 등 현안 산적/ 외치…NSC 회의 주재, 대북 제재 유지 등 북핵 리스크 관리

국회가 9일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함에 따라 국정은 '임시 대통령'격인 황교안 국무총리 중심으로 운영된다.

황 총리는 당장 이날부터 국무회의 등 각종 회의를 주재하고, 각 부처로부터 보고를 받고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등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1인 2역을 담당하게 된다.

문제는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어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먼저 내치 부분을 보면 역사교과서 국정화,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 그리고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휘발성이 강한 정책 사항을 해결해야 한다.

기존에는 총리실이 거의 손을 대지 않았던 외치도 담당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외치는 청와대의 몫이어서 총리실은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권한대행으로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해 외교·안보를 챙겨야 하고, 외국 사절을 접견해야 한다.

또 필요시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국가 간 정상회의에도 참석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빈틈없는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한 대북 제재를 유지하는 것도 황 총리가 해야 할 중요한 임무 중에 하나다.

황 총리는 향후 국정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청와대와 국조실 두 조직으로부터 모두 보좌를 받게 된다.

지난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당시 고건 전 총리의 전례에 비춰보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업무는 청와대로부터, 행정부의 컨트롤 타워로서의 업무는 국무조정실로부터 보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 비서실은 권한대행 보좌 체계로 전환된다.

무엇보다 외교, 안보, 국방 등의 분야의 경우 국무조정실보다 청와대 비서실이 훨씬 전문적인 만큼 이 분야에서 청와대 참모들이 보좌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황 총리가 권한대행으로서 직무를 수행한다고 해도 적극적인 권한은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권한대행이라고 해도 임명직인 총리가 선거를 통해 뽑힌 대통령과 동일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건 전 총리도 지난 2004년 3월 권한대행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때 제한적인 업무만 했다.

다만 법령에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은 없지만, 업무 범위를 현상유지 수준으로 최소화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서울=김홍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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