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교육청에서는 해가 바뀔 때마다 초등학교 6학년 대상 중학교 일반 배정 결과를 발표한다. 그것은 학교별 지원 현황과 근거리 지망 여부를 분석하고 학급수와 학급당 인원수를 조절하여 시행된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인 부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학교 신입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역량 강화에 있다고 하겠다. 특히 중학생 신입생의 경우 학부모의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먼저, 중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중학교 교육은 초등학교 교육성과를 바탕으로 학생의 학습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 능력과 바른 인성, 민주 시민의 자질 함양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자유학기제에 따른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의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는 수업이 운영된다. 이에 학부모는 자녀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 탐색과 인성 및 미래역량 교육 등을 강화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음으로, 초등학교와 다른 교과학습 평가에 대한 정확한 탐색이 요구된다. 중학교 교과학습 평가는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로 구분하여 실시하며, 평가과목이나 방법 등은 학기 초 각 학교 홈페이지 및 가정통신문을 통하여 공개한다. 또 성취평가제로 비교집단 내의 상대적인 서열 비교보다는 성취기준에 도달한 정도를 판단한다. 이를 통해 학업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학교문화 정착 및 창의·인성교육을 실현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또, 자녀들이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학습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사교육에 치중하기보다는 자녀의 학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단하고 목표를 설정하여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공부하는 이유와 공부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공부에 대한 내적동기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분명한 목표 정하기, 나만의 공부 방법 익히기, 수면 관리하기, 혼자 공부하는 시간 늘려 나가기' 등을 통해 효과적인 공부 방법을 습관화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는다.

 끝으로, 학부모의 막연한 기대심리와 불안 심리를 악용하는 선행학습 마케팅 전략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이로 말미암아 보충학습이 필요한 하위권 학생들까지 선행학습에 휘말려 자기주도적 학습의 싹을 말리는 오류를 범해서는 곤란하다. 과도한 선행학습 때문에 학생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말살되고 속도경쟁과 진도경쟁이라는 블랙홀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선행학습보다는 자기주도적 적기학습을 통하여 학생들의 나이와 학교 진도에 맞는 학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식정보화시대에 좋은 부모, 훌륭한 부모가 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녀는 신이 부모에게 준 큰 선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녀를 양육하면서 어려움보다는 기쁨과 행복이 더 많기를 원하는 것이 부모의 솔직한 심정이다. 현명한 부모라면 자녀에 대한 지나친 욕심과 간섭보다는 자녀를 이해하고 소통·공감하는 태도와 정확한 정보와 지식에 기초하여 판단하는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