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보 충청대 교수

[심완보 충청대 교수] 지난 토요일 모 경제신문 일간지에 "옐런, 미 내년금리 세 차례 인상 시사"가 1면 톱기사로 실렸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12월 1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나온 기사이다. 3년 후 연 3.0%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미국의 금리 인상 문제는 신흥국 시장에 유입됐던 자본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을 찾아 유출되는 계기로 작용하기 때문에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은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가 너무도 크다는 데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작금의 대한민국은 최순실 사태에 따른 국가권력의 공백으로 경제정책은 동력을 잃어 가고 있고 사면에 해결하기 어려운 절벽들로 둘러싸여 있다. 첫 번째 절벽은 당장 발등의 불인 부채절벽이다. 가계부채가 올해 말 1330조, 내년 말 1460조에 이를 전망이다. 대출금리가 오른다면 부동산 시장은  가계부채 부담으로 더 이상 못 버티고 쏟아내는 매물들로 인해 폭락이 예상되며 이는 경제사정이 어려운 서민층부터 어려움을 겪게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성장절벽이다. 보호무역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트럼프의 당선으로 고립주의가 부상하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단기간 내 0.2~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중국 경제의 부진 우려가 미국의 금리인상 여파와 맞물리면서 수출주도의 우리 경제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는 고용절벽이다. 저금리 혜택 속에서 수명을 연장해 온 한계기업들이 급격히 벼랑 끝으로 내몰리면서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고용상황이 악화되고 자영업으로 내몰리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며 이는 곧 대한민국의 허리를 받쳐주는 중산층의 몰락을 초래할 것이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8.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8.5%이다.

 네 번째는 소비절벽이다. 향후 금리가 오르면서 부담이 늘어날 가계부채의 부담감과 기업실적 악화로 인한 고용불안으로 인해 소비자들 불안 심리가 커져 소비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30~50대 주력 소비 계층이 향후 경제 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보고 지갑을 닫으면서 전체 소비가 감소하고 그 결과 경제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인구절벽이다. 이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으로 예견되었던 상수이다. 2018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 이상이 되는 고령사회가 시작되고 한국은 지난 60년간 누려온 인구 증가로 인한 성장의 시대는 마감하고 거꾸로 인구 감소로 인해 성장이 위축되는 시대로 본격 전환하게 된다.

 단군이래로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던 대한민국 경제가 총체적 난국으로 절벽에 갇혀 침몰해 가고 있다. 이는 2014년 수백의 대한민국 국민이 탑승한 세월호를 아무도 손쓰지 못하고 수장시키고도 지금까지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무책임함과 데칼코마니처럼 똑같다. 이러한 데자뷰에 느껴지는 비애감은 필자만의 느낌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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