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세상은 언제나 빛과 어둠 정의와 불의가 엉킨 채 돌아간다. 여당 간판도 머잖아 참혹하게 찢길 조짐이다. 아무리 철새라 하지만 조류에겐 '도래지'를 걷어차고 박살낸 기록은 없다. '헤쳐 모여'를 반복하며 대선 정국까지 요동할 품세다. 요즘 초등학생부터 촌노(村老)까지 정치 얘기를 빼면 소통조차 힘들 정도다. 대통령 탄핵은 현실화 됐으나 대화와 타협은 실종되고 '혼최(혼자만 최고?)'다. '산 너머 산'인 입법·사법·행정부의 존재 이유 조차 까맣게 잊었다. 견제와 균형은커녕 전부를 틀어쥐려 한다. 대통령 권한 대행 몫까지 사사건건 삼권분립 위에 유독 입법부가 군림하려는 갑질이야말로 법치훼손 아닐까.

 역대 대통령 수난사를 뒷전으로 대통령 병에 심하게 걸렸거나 마치 따 놓은 당상처럼 오산하는 소위 잠룡(潛龍)들의 최고 권력 탐, 촛불 지펴 끓인 죽이 아깝다. 국가와 국민에 대한 예의란 티끌만큼도 없다. 소통과 공감은 남의 일이다. 이무기와 새내기 할 것 없이 컨트롤 부재다. 국정을 수습할 리더십은커녕 절묘하게 정략적 계산만 해댄다. 누굴 멘토하고 뭘 훈계할 정치어른도 안 보인다. 한쪽에서 폭로하면 '나도 있다'는 물고 물리는 풍토다.

 짚어보면 모두 위장된 퍼포먼스다. 아마 그것도 태성이고 평생 버리지 못할 악성이리라. 그렇게 살아왔고 생존 수법임을 국민이 먼저 아는 데도 여전히 눈가림에 익숙하다. 몽매(蒙昧)요 황당한 철판 양심으로 무슨 정치나 국민행복을 운운하겠는가. '그 나물에 그 밥'인 독경도 지리멸렬하다. 수십 길 낭떠러지를 생각 못하고 꼭대기만 욕심내는 어리석음이 애처롭다. 벌써 '죽 쒀 개 좋은 일' 을 풍자한 노이무공(勞而無功)시리즈로 넘친다. 그럴 바엔 차라리 '대통령 없는 나라' 어떨까? 어슬렁거리던 잡룡(雜龍)들, 망둥어처럼 펄쩍 뛸 모습에 웃음부터 고인다.

 배척과 불신을 밥 먹듯 소위 시민혁명으로 명명한 꺼질 줄 모른 촛불시위 까지 자신에게 밝음을 준 천재일우의 선물로 착각하는 정신 나간 파렴치, 등골이 오싹한다. 어느 외국인은 우리나라를 "흥미진진한 국가"로 표현했다. 위기에서 배우지 못하면 곧바로 추락이 기다린다. 살얼음판이다. 제2의 IMF도 어필되고 있다. 섬뜩하다. 통증을 공유하고 있는 국민감정, 교육의 ABC처럼 작은 것부터 균형을 잡아 오로지  '역시 대한민국' 승리로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나 촛불 민심 농락의 허전함에서 일까? 자꾸 배알이 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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