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 강한 李-朴후보에 집중 포화 '정체성 검증' 강조에 '구태벗자' 역공

19일 열린 마지막 한나라당 경선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예비후보에 대한 군소후보들의 공격적 발언이 주목을 끌었다.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는 다소 보수성향이 강한 탓에 '햇볕정책론의 실패' 를 강조하면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핵문제 해결' 에는 힘의 논리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대북식량 제공 등에 대해 "낚시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현 정부의 일방적인 퍼주기식 대북정책을 비난했다.

그는 또 한반도 평화를 위해 6자회담의 틀 속에 '상호불가침협약' 을 제시했지만 원희룡 후보로부터 "그건 이미 국제간 협약으로 문서화된 것" 이라는 역공을 받았다.

원 후보는 특히 대북정책과 관련, "이 후보가 제시한 3000론은북한의 정확히 보지 못한데서 나온 생각" 이라며 "북한의 핵개발은 체제유지를 목적으로 한 북-미관계에 초점을 둬야 한다" 고 지적했다.

박근혜 후보에 대한 '국가안보관' 도 도마 위에 올랐다.

2002년 당 대표 재임당시 북한을 방문,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남과정에서 불거졌던 '김정일 우호발언논란' 이 집중 제기됐다.

홍준표 후보는 박 후보를 겨냥, "반국가 단체의 수괴를 만나 솔직한 사람이라고 평가한 것은 무엇이냐" 며 포문을 열었고, 고진화후보 또한 "방북 당시 발언에 대해 해명하라" 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지난 방북은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초청을 받았던 것" 이라며 "변한 것은 없다. 다만 한 가지가 있다면 주위의 환경인데 그것이 바로 북핵과 (정권의) 대북정책" 이라며 비껴섰다.

이-박 후보의 보수성과는 달리 3명의 후보는 일제히 당의 정체성 변화를 주문했다.

원희룡 후보는 "더 이상의 이념논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며 국제감각에 맞는 한국론을 주장했고, 홍준표 후보는 "냉전주의에서 벗어나자" 며 "자고 일어나면 물고 뜯는 검증공방의 중단" 을 주문했다.

고건화 후보 또한 "소모적인 논쟁과 이념논쟁이 종식되지 않는한 선거패배는 뻔한 일" 이라며 한나라당 자체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같은 맹공 속에도 속칭 '빅2' 로 불리는 이-박 후보간 설전도 수위가 높아졌다.

이 후보는 박 후보에 대해, 국가관과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것 아니냐고 포문을 열었고, 박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해 서울시장 재직 당시 국가정체성 논란이 있었음에도 지난해 또다시 입장을 바꿨다며 역공을 폈다.

이-박의 치열한 검증 공방 속에서도 군소후보들이 주문한 '당의 정체성 변화 요구' 에 대한 한나라당의 움직임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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