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철 교육문화부장

[김규철 교육문화부장] 최근 우리나라 국민들을 공분에 빠뜨리게 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사건이지만 검찰 수사와 국회 청문회, 특검 수사까지 이어지는 진실을 밝히기 위한 여러 노력에 '모르쇠' 또는 '묵비권'으로 일관하면서 국민들을 더 실망시키고 화나게 하고 있다.
최근 충북도교육청 관련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답변을 여러차례 들어 이제는 당연히 '거짓말을 하겠지'라는 추측까지 하게 된다.
얼마 전 청주시 청원구 모 초교에서 발생한 수개월동안 학교폭력이 발생했음에도 이에 대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물의를 빚은 사건의 경우 학교 교장과 교감은 "담임교사가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아 몰랐다가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지만 3일 후 학부모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거짓말로 밝혀졌다.
학부모들은 "학교를 믿고 기다려달라, "우리가 해결해주겠다라는 학교 관리자들의 말만 믿고 있었는데 수개월이 지나도 해결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담임교사도 "7월에 처음 보고를 했다"고 말해 교장과 교감의 말이 거짓으로 판명됐다.
장관표창 수상자를 상신하는 공문을 일선 교육지원청과 각급 학교에 하달하면서 당일 안에 회신하라는 공문을 보낸 도교육청 관계자도 "이 공문을 하달하기 전에 부서장과 상의했다"고 밝혔으나 해당 부서장은 "담당 팀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라고 말해 역시 거짓말로 드러났다.
성추행사건을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아 징계를 받았음에도 교원 누구라면 가고 싶어하는 교원대 정책대학원에 지원해 논란을 빚은 전 초교 교감은 "친한 선배가 무엇을 하고 싶냐고 해 기회가 된다면 공부를 더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했으나 선배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끝내 답변을 하지 않아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켰다.
이 초교의 전 교감은 현재 장학관 신분이어서 자신보다 선배라면 교육장, 직속기관장, 본청 과장 등 고참 장학관이거나 고위 관계자의 부인일 수 있고 이 경우 인사청탁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 부정청탁금지법을 위반했을 가능성까지 나타나고 있다.
중앙에서나 지방에서나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실을 묻어두더라도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거나 아예 대답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우리 말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말이 있다.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텐데 하늘을 보기에도 부끄럽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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